
지난 4월 1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칼리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장관을 맞아 악수하는 모습. [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장관이 지난달 이란을 찾아 미국과 핵협상 타결을 직설적으로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현지시간) 걸프 지역 소식통과 이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살만 사우디 국왕이 파견한 칼리드 빈 살만 국방장관은 지난달 17일 테헤란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군 참모총장,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 등 이란 지도부를 만났다.
로이터는 소식통들을 인용, "칼리드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협상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 협상에 인내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이란 측에 경고했다"고 전했다.
칼리드 장관은 미국에 대한 외교적 대화의 창구가 금세 닫힐 수 있으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에 직면하기보다는 미국과 합의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이란에 말했다고 한다.
이에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협상을 통해 서방의 제재가 해제되기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로이터는 칼리드 장관의 이번 이란 방문이 사우디 왕실 고위 인사로는 20여년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살만 국왕의 아들이자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동생인 칼리드 장관은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 때 미국 주재 대사를 지냈다.
칼리드 장관의 이란 방문과 관련한 질의에 미국 백악관과 이스라엘 당국은 직접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핵협상을 시작한 미국과 이란은 지난 2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5차 회담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양국의 논의는 핵심 쟁점인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놓고 교착 상태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하에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와 달리 아예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