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강성희 ㅣ 아버지의 마음
2015-06-23 (화) 12:00:00
오늘 Father’s Day 아침, 깊은 묵상으로 나아간다. 나의 삶에 소나무 같으셨던 아버지, 고결한 삶과 믿음의 발자취로 신앙의 유산을 남기고 이른 봄에 떠나신 Noble Man 김태구 목사님을 생각하며 애틋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으로 아침의 밝은 햇살을 받는다. 병상에서도 나의 이름을 불러주시고 손을 잡아주시던 아버지의 긍휼한 마음을 생각하며 환경에 굴하지 않고 나아가는 이민생활의 용감한 개척자들인 이 시대 이 땅의 아버지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제가 아버지입니다’라고 고백하는 아버지들을 주님 위로하고 축복하소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교회를 향한다. 내가 찬양사역으로 섬기는 미국교회에는 독거 할아버지들이 몇 분 계신다. 그 분들은 주일마다 걸어서 일찍 교회에 나오신다. 그 분들에게도 사랑하는 자녀들이 있었을 텐데 그 자녀들은 다 어디 갔을까? 혹시 아버지의 존재가 그분들의 자녀들에게 고통의 눈물과 아픈 상처로 기억되는 것은 아닐까?우리 아버지들의 어깨는 늘 무겁다. 그들의 등은 쉬지 않고 불어대는 세상의 찬바람을 막기에 얼음판 같이 얼얼하고 춥다. 위축되고 회한의 한숨을 쉬는 아버지들에게 오늘 아침 옷깃 여미며 정중한 마음으로 꽃다발을 드린다. “수고하셨습니다. 그 위치에 계셔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치하하며 진심으로 깊은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드린다.
오늘 Father’s Day 햇살 밝은 이 아침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아버지들께 올려드린다. 겨울 나무와 같았던 아버지들에게 눈이 녹고 따뜻한 계절이 오길 바라면서.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