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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이상 거주할 계획이면 집 사야

2015-06-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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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좋은 때 집 구입 전문가들 강조

▶ 집값 연 평균 4.5% 상승, 주식은 9.8%

7년 이상 거주할 계획이면 집 사야

집을 살 것인지, 계속 렌트를 살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본인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본 후 재정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택 구입 해야하나?]

당장 집을 사야 하는지, 아니면 계속 렌트를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다. 이는 금방 정답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실제로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이 전문가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많이 한다. 일반적으로 경제적 능력을 갖추었으면 최대한 빨리 내 집을 마련하는 게 현명하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이 같은 통념을 믿고 덥석 집을 산 미국인 중 상당수가 훗날 땅을 치고 후회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전문가들의 경제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집을 사는 게 좋은지, 아파트에 사는 게 좋은지 알아본다.


■ 집=단독주택 공식은 더 이상 안 통해


과거에는 집을 산다고 하면 아파트를 벗어나 단독주택으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내 집’이 단독주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와 비슷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콘도미니엄,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중간형태인 타운하우스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만약 600~700스퀘어피트에 불과한 조그만 아파트에 살다가 중간 사이즈의 단독주택으로 이사할 경우 집이 훨씬 넓어지기 때문에 높은 유지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 주택 구입, 과연 좋은 투자인가

지난 1975년 이후 미국 주택가격은 연 평균 4.5% 상승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반면에 주식의 경우 연 평균 상승률은 배당금을 포함해서 주택시장을 2배 이상 웃도는 9.8%에 달한다.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경제가 좋을 때 빛을 발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집값의 20%를 다운하고 주택을 구입할 경우 집값이 3%만 올라도 주택소유주의 에퀴티는 15% 늘어나는 효과가 난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이를 ‘캐시 온 캐시’(cash-on-cash) 리턴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같은 20%를 다운하고 집을 샀다고 가정하고 집값이 20% 하락하면 주택소유주의 에퀴티는 완전히 사라진다.


■ 모기지 이자, 세금공제 가능

모기지 융자에 대한 이자는 세금보고 때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과대평가되는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공제가 가능하긴 하지만 주택소유주가 누군가에게 이자를 지불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비용’으로 간주된다.


만약 적잖은 금액을 공제받기를 원하면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내는 방법도 옵션이 될 수 있다. 모기지 이자에 대한 세금공제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공인회계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사용 배당금(occupancy dividend)의 중요성

주택 구입으로 주식투자와 비슷한 효과를 얻으려면 최소 7%의 사용 배당금이 나와야 한다. 만약 20만달러 상당의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면 집을 살면서 연간 1만4,000달러 상당의 혜택을 얻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아파트 렌트비 1,167달러와 비교할 수 있는 액수이다.

렌트를 살면 건물주가 재산세, 보험료, 유지비, 유틸리티 등을 모두 책임진다. 하지만 집을 사면 언젠가는 워터히터, 펜스 등을 교체해야 하고 지붕에 문제가 생기면 수리도 집주인이 직접 해야 한다. 같은 해에 많은 비용이 드는 작업을 한꺼번에 하는 일이 없도록 기도해야 할 판이다. 바꿀 것은 바꾸고, 고칠 것은 고치는데 외부 업자를 고용한다면 건물주가 비슷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부담하는 비용보다 많은 돈을 지출하게 될지도 모른다.

건물주는 아파트 건물을 유지, 보수하는데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개인 주택소유주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가 있다.


■ 모기지 페이먼트, ‘세이빙’ 효과 가져다 준다

대부분은 주택 구입을 망설이는 동안 모기지 융자 페이먼트를 아파트 렌트비와 비교한다. 보통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면 융자원금이 삭감돼 현찰을 모으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면 20만달러짜리 집을 4.25%의 30년 고정이자로 산다고 가정하면 월 993달러의 페이먼트를 지불해야 한다. 이 중 285달러는 원금을 갚는데 사용된다. 주택을 사게 되면 적잖은 거래비용이 발생한다. 에이전트가 차지하는 커미션만 집값의 6~7%에 달해 이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7년 이상 거주할 계획이 서있는 경우에만 주택 구입에 나설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렌트의 큰 단점 중 하나는 거주자들이 한도 끝도 없이 살 수 없다는 점이다. 만약 건물주가 건물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세입자는 거처를 옮겨야 한다. 또한 리스계약이 만료되면 건물주는 렌트비를 인상할 수도 있다.


■ 주택 구입으로 ‘자유’와 ‘융통성’ 확보

내 집에 살면 어느 정도 자유와 융통성이 보장된다. 물론 HOA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콘도나 타운홈도 많이 있지만 렌트를 사는 것보다는 더 많은 것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어린 딸의 침실 벽 색깔을 하얀색에서 분홍색으로 바꿀 수도 있고, 화장실 변기 색깔도 마음대로 칠할 수 있다. 직장에서 받은 두둑한 연말 보너스로 뒷마당에 아내가 원하는 자쿠지를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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