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아시면 난리 나겠다...‘ 연속극에서 자주 듣는 대화 중 일부다. 시어머니가 쉬쉬한다. 결국 아버님이 아시면 난리가 난다는 건 그만큼 아버님이 무섭다는 얘기다.
정말? 아버지가 무섭다고? 아버지한테는 좋은 세상이었다.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얼마를 더하면 되겠니?‘ 예의 남자의 예의 어머니다.
‘어머님 죄송합니다. 저희 둘...’ 어느 찻집 에서 물잔 세례를 벌써 두 번이나 받은 어린 여인이 바들바들 떨면서 말한다.
‘어머니라니? 누구 맘대로 누가 누구 어머니란 말이야? 이게 적어서 그러냐? 엇다 하나 더 먹어라. 너희 식구들 먹고살 술집 하나는 차리고도 남을거다.“‘사모님’ 은 이 말과 함께 일어난다.
너무나 많이 보는 장면이다.
이 장면의 끝막음을 한다면 ---
#1 ‘어머님, 저 한번만 봐주시면 안 되나요?’ 모질게 일어나는 사모님 옷깃을 잡으며 흐느끼는 여인의 모기소리다. 씨도 안 먹히는 애원은 아랑곳 한 채 사모님은 뿌리치고 나간다. 다음날 아침 한강에서 바로 그 여인의 시체가 나온다. 영안실에서 시체를 붙들고 울부짖는 ‘그 남자’ 를 사모님이 끌고 나온다. ‘저 등신새끼.’ 전국 방방곡곡 많은 여인들이 울분에 젖어 TV 를 꺼버린다.
#2 젊은 남녀 두 사람의 시체가 한강에서 나왔다는 기사가 온통 아침 방송을 누비고 있다. 영안실에서 아들의 시신을 확인한 그 사모님이 실신한다. 흐느끼는 소리가 온천지에서 울려온다. ‘왜죽어 죽긴, 나 보란 듯 살았어야지.’ ‘죽을 사람은 따로 있는데...’ 그날 밤 전국 감자탕과 소주판매 대박.
일 년 이상 견디어 왔던 분통이 터지는 거다.
#3 ‘저한테 이러 실께 아니라 진우씨를 막으세요,’ 젖은 옷을 털어 여미며 여인은 일어난다. ‘다시는 그 얼간이 나 찾아와서 귀찮게 무릎 꿇고 애원하지 말라고요.’ 그리고 봉투를 열어본다. ‘에게! 겨우 이거 갖고...? 생각보다 별로 가문이시네요.’ 허나 돈 봉투는 들고 나간다. 사모님 얼굴 볼만하다.
#4 ‘이러시면 안 되죠. 이다음 후회 막급이실 텐데요.’ 젖은 옷을 털어 여미며 여인이 말한다. ‘이게 어데서 눈을 똑바로 뜨고 대꾸야, 말 대꾸가.’ ‘어머님, 지금부터요 3년, 아니 1년도 필요 없네요, 제가요 어머님, 풍지물산과 얼간이 아드님을 세트로 제 치마폭에 들어오게 만드는 수가 있거든요, 그때 어쩌시려고 이러세요?’ 사모님 얼굴이 파들파들 떨리다 못해 파래진다.
한류막장에도 변화가 필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