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간의 광기

2015-05-18 (월) 12:00:00
크게 작게
강자구(의사)

무감각하다 할 만큼 비정한 ‘토막살인’ 생명을 너무 가볍게 보는듯한 ‘자살’ 딱히 누구를, 무엇을 겨냥하는 것 같지 않은 ‘대량살상’ “인간이 미쳐서 망할 수 있다”는 어느 학자의 말처럼, 자고 깨면 들리는 비상식적, 비인간적, 도저히 보통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실들이 세계인을 경악, 우려를 넘어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한다. 이것을 인간의 광기라 불러보자.

인류의 광기는 원시시대 때부터 있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짐승을 잡아죽어야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농경사회에 진입하면서 식생활에 여유가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서로 협조해야 하는 일이 생기게(농경, 목축) 되고 상부상조할 필요성이 찾아온다.


즉, 인간성이 더욱더 인간적으로 지향하게 된다. 종교(유대 기독교, 불교, 유교, 도교 등)가 이 인간성이 발전할 토양을 제공하게 된다. 그래서 인간의 광기가 순화되거나, 종교적 권위(신성불가침)에 억압당하여 적어도 표면화되기 어렵게 되었다.(중세 암흑시대)

봉건시대 때는 절대 왕권에 의하여 같은 현상이 생겼다. 십자군의 전쟁(7년)이 끝남으로 해서 ‘신생 불가침’은 무너지고, 억압당하고 있던 인간성이 표현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서양사에서 말하는 ‘르네상스’이다.

나의 스승이신 이동식 선생에 의하면 르네상스의 본질은 억압당하였던 인간성의 해방이었지만, 오히려 인간의 본능(욕심)의 해방이 문제의 핵심이다. 즉, 인간은 억압된 본능이 자유롭게 풀리면서 결론적으로 ‘돈’의 노예화가 되었다.

이것이 산업혁명과 자본주의를 탄생시키고 돈이 되는 온갖 것을 연구하고 제작하며 판매했다. 돈이 돈을 벌어서 인간의 복지에 투자하지 아니하고 돈을 더 버는데 사용하였다. 이 결과 ‘기술과 과학만능주의’로 인간의 욕심이 흘러가게 되었다. 반대로 인간성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생활환경’은 파괴되고 ‘인간의 광기’가 파죽지세로 온 세계를 뒤덮고, 인류는 불안과 공포의 감옥 속에 살고 있다.

유명한 정신분석학자(E. Fromm) 에 의하면 현대인은 “정신분열상태(State of Schizoid)에 있다”고 했다. 그에 의하면 전인은 감성적 인격과 이성적 인격이 조화롭게 작용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현대인은 그렇지 못하다는 뜻이다.
프로이드가 정신분석치료로 발견한 것에 의하면 오히려 감성적 인격이 바른(正) 것이고, 지적 인격이 가짜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결론적으로 ‘인간 광기’의 핵심은 억압된 감정이 축적되어(적개심) 폭발하는 것이다. 이 ‘광기’가 자기 속을 공격하면 자살하는 것이고, 남을 공격하면 살인하게 된다.

따라서 인간의 광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좋은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이것은 ‘좋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전인교육’ 즉 이성적 인격과 감성적 인격의 조합이 세계 평화를 가져온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