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 이란 교량 공습 등 인프라 공격… 이란은 미 테크기업 첫 공격

2026-04-04 (토) 12:00:00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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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아직 시작도 안 해…다음은 발전소”

▶ 이란 “테크기업 공격, F-35 격추” 주장

미, 이란 교량 공습 등 인프라 공격… 이란은 미 테크기업 첫 공격

2월 28일 미국 중부사령관이 공개한 미군 F-35 전투기가 USS 에이브러햄 링컨함에서 출격 준비를 하는 모습. [미국 해군 제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석기시대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협박한 직후 이란에서 가장 높은 다리를 공습해 무너뜨렸다. 발전소와 같은 인프라를 계속 공격하겠다며 위협 수위도 높였다. 이란은 이에 아마존, 오라클 등 주변국에 자리 잡은 미국의 빅테크를 향한 공격을 본격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 3주 안에 전쟁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격화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루스소셜에 다리가 붕괴되는 장면이 담긴 10초 남짓의 영상을 올리면서 “이란에서 가장 큰 다리가 무너져 다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더 많은 일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란이) 너무 늦기 전에 (종전) 합의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후 그는 새로운 글을 올려 “미군은 이란에 남아있는 것을 파괴하는 작업을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며 “그 다음은 발전소”라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상 속 다리는 이란 테헤란과 카라즈 지역을 잇기 위해 올해 개통을 목표로 건설되던 ‘B1교’다. 교각 높이가 136m로 중동 지역에서 가장 높은 다리로 꼽힌다. 미군은 이 다리가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부대를 위한 보급로로 활용되기에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지만,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완공된 교량을 포함한 민간 시설”이라며 “미군이 공격한다고 해서 이란인들이 항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도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바레인에 위치한 아마존 클라우드센터와 아랍에미리트(UAE) 오라클 데이터센터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앞서 혁명수비대가 지난달 31일 아마존·오라클 등 18개 미국 기업을 지목하고 “표적 암살로 이란 지도자가 추가 사망할 경우 이들 기업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실제 공격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혁명수비대 예하 특수부대인 파테힌을 이끌던 모하마드 알리 파탈리자데 사령관이 암살된 데 대한 보복으로 아마존 클라우드센터를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에는 이란의 통합 전투 지휘 사령부인 카탐 알 안비야가 이란 중부 상공에서 미군 F-35 전투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개발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는 미국 공군력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기종이다. 이란 측은 “F-35는 12시간 내 격추한 두 번째 전투기”라며 “조종사의 생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군 측에서는 별다른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에도 이란은 F-35를 격추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이를 부인했다.

레바논에서도 포성이 이어졌다. 알자지라방송은 2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공습하면서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이날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의 100만 명 넘는 난민 위기가 악화했다며 “레바논은 전쟁의 희생양이 됐다”고 비난했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와 국경 지역에 있는 이스라엘 군 시설에 로켓 공격을 집중했다고 밝혔는데, 이스라엘의 채널12 방송에 따르면 일부 공격은 요격됐고 나머지는 빈터에 떨어져 큰 피해는 없었다.

주변 걸프국들의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쿠웨이트에서는 이날 정유 시설과 발전소, 해수 담수화 시설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특히 쿠웨이트는 식수의 약 90%를 담수화 공장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이 때문에 담수화 시설에 대한 공격은 국가의 명줄이 걸린 가장 큰 위협으로 간주된다. UAE 아부다비 당국은 요격된 발사체가 하브샨 가스 시설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전쟁 중 1,900명 이상이 사망했고, 레바논에서는 1,300명 넘는 사람들이 숨졌다. 걸프국과 요르단 서안지구 등 주변국에서는 20여 명이 사망했고, 미군 13명과 이스라엘군 10명도 목숨을 잃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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