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란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후 일정 기간안에 빌린 돈을 갚아가는 융자 형태를 말한다. 최근 이 모기지란 단어 앞에 ‘거꾸로’란 뜻의 ‘Reverse’란 말을 붙인 ‘리버스 모기지‘라는 용어가 한인들에게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한글로는 적당한 표현이 없지만 편의상 역융자라는 것이 그래도 어울리는것 같다. 역 융자는 은행에 매달 돈을 갚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은행에서 매달 돈을 받아서 쓰고 돈은 당장 안 갚아도 되는 융자 방식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가? 바로 집에 쌓여있는 자신의 자산인 ‘에퀴티‘(equity)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자신의 주택 에퀴티를 담보로 매달 일정금액을 은행으로부터 받는 것이다. 역융자는 한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융자형태이지만 주류사회에서는 은퇴자들 사이에서 필요에 따라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져 오던 융자다. 주류사회에서 역융자가 많이 사용되는 경우는 장기 요양입원으로 인해 매달 입원비가 필요하거나 은퇴 후 생활비보조의 형태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 의학과 과학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100살까지 수명연장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은퇴 후 생활연수가 부쩍 늘어나게 됨에 따라 생활비보조 대책수단이 절실히 필요하게 됨은 당연하다.
미국의 소셜 연금은 앞으로 더욱 줄어들거나 심지어 고갈 상태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은퇴 후의 노후대책 걱정은 당연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최근 10여 년간 주류사회를 중심으로 역융자에 관심과 함께 실제로 이 융자를 이용하는 은퇴자들이 점차 늘어가고 추세도 바로 은퇴 후 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 역 융자를 받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최근까지는 부부 한 사람중 최소 62세 이상이고 에퀴티만 있으면 융자가 가능했었다. 이는 최근까지 정부기관인 FHA가 대부분의 은행의 역 융자에 대해 무조건 매입을 정부차원에서 했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역 융자를 받은 은퇴자들이 재산세, 보험료 등을 못 내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거주주택에서 쫓겨나는 차압사태가 대량 발생하자 역 융자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게 되었다. 따라서 2015년 4월27일부터 역 융자 규정이 좀 더 까다롭게 시행되게 된다.
이 전에 크레딧에 상관없이 융자를 해 준 것과는 달리 이제는 크레딧 점수와 함께 크레딧의 내용도 살펴보게 된다. 또 융자 얻는 은퇴자들의 지난 24개월간의 재산세, 보험료, HOA등을 성실히 납부했는지 여부와 함께융자 후에도 계속 재산세 등을 문제없이 낼 수 있는지의 인컴과 지출도 살펴본 후 융자를 승인하게 된다.
또 필요에 따라 매달 재산세와 보험료를 함께 예치해 두는 에스크로 계정을 요구할 수도 있게 된다. 올 4월27일 부터 적용되는 강화된 새 규정 에 의해 이전에 쉽게 받던 역 융자를 못받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무자격자에 대한 역 융자 남발방지 효과를 발휘에 은퇴주택 소유자나 은행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거주주택에서 계속살면서 집을 팔거나 사망까지는 전혀 페이먼트를 요구하지 않는 역 융자는 분명 100살 장수시대에 필요한 융자프로그램일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100살 장수시대의 희망은 오래사는 만큼 은퇴 후 장기간 꾸준한 소득이 같이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최소한의재산만을 남기거나 혹은 전혀 남기지 않는 주류사회의 부모들과 달리 한인 부모들의 한 푼이라도 더 자식들에게 남기려는 전통적인 사고방식 사이에서 갈등이 생길수 밖에 없게 된다.
분명 자신들이 일평생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장만한 주택이지만 그렇다고 이 주택을 담보로 자신들의 은퇴용 자금으로 모두 사용하기에는 정신적, 심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은퇴가 진행중인 한인 베이비부머들의 고민이 아닌가 싶다. 부모와 자식들 간의 어떤 공감대가 조성되어야 하겠지만 이러한 역 융자를 둘러싼 부모, 자식 간의 정신적 갈등은 앞으로 오랜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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