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김미강 ㅣ 1년하고 닷새

2015-04-2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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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창 김미강1년하고 닷새벌써 1년하고 닷새를 맞는 오늘까지 우리는 그날의 두려움과 절망, 분노와 비통함의 감정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니 대한민국의 자식들이라면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상처와 씻을 수 없는 비애를 어찌 달랠 수 있겠는가…. 허나 야속하게도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닷새를 맞이하는 오늘까지 모두가 1년여 전의 기분과는 다를 것이라 생각된다.

작년 세월호 사고가 있던 4월은 개인적으로 기쁜 날도 있었다. 그날도 보통때와 같이 즐겁고 추억에 남는 하루를 보냈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올해는 작년과는 사뭇 다른 기분으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먼저 들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마음에 1년 전 사고를 더듬어 보게 되었다.

2014년 예고없이 닥친 세월호 사고는 환희의 계절이자 희망이 싹트는 꿈의 계절인 봄날에 전세계적 이슈가 된 참사였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부분도 많고, 모두가 안타깝게 떠나 보낸 희생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전세계적으로 각종 매개체를 통해 접했었을 것이다.


며칠 전 온라인을 통해 파리 트로카데로 인권 광장 앞에서 한국 유학생 및 연주가들이 추모 음악회를 열었다는 글을 읽었다. 그 글을 보며 모두 잊지 않고 있구나 라는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론 전세계의 이슈가 되었던 사고로 추모 음악회를 하게 되었다는 계기는 부끄러웠다.

역사적으로도 거슬러 올라가면 푸른 새싹이 돋는 4월에 초호화 타이타닉 유람선이 암초에 부딪혀 침몰하는 사고가 있었다. 귀한 생명이 차가운 바닷속에서 이별하게 되는 슬프고도 억울한 4월이 있었다. 우리 세월호 또한 그 역사 속에 함께 묻히는 사건으로 남고 말았다.

우리는 세월호의 침몰을 목격한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 시간 아이들은 차가운 바닷물에서 두려움에 떨며 끔찍한 고통의 시간으로 마지막 세상을 기억한 채 세상과 작별했다.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과 전세계인들이 함께 비탄에 젖은 것은 보호받으며 앞으로 나라를 건국하고 다음 세대들을 이어나가야 하는 청소년들이 희생된 죽음이라는 사실이었다. 우리의 마음을 한없이 아프게 하는 잔인한 4월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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