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있는 3명의 한국분들을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강연에 다녀왔다. 3명 중 두 분은 UCSF에서 물리학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있는데, 그들은 과학학도로서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박사학위를 받는다는 것은 연구를 한다는 뜻인데, 그러면 소득도 없을 뿐더러 해답이 없는 연구를 얼마나 더 오래 해야할지 불안감이 온다는 것이다. 또 가끔은 나의 연구가 이 세상에 정말 필요한 연구인지도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과학학도로서 나의 생계유지를 위한 연구냐 아니면 세상을 위한 연구냐, 이것이 연구주제를 선정하기 전의 큰 고민이었다고 밝혔다. 미래의 비즈니스를 생각해 여성의 화장품 관련 안티에이징 연구냐 아니면 알츠하이머등 정말 필요를 위한 연구냐. 하지만 그는 결국 세상을 위한 연구,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연구를 6년동안 한 끝에 잠시 중단하고, 잠시 휴식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참 멋지다는 생각하며 나 스스로를 바라보았다. 내가 감히 연극을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지…… 한국에 홍대라는 곳에 가보면, 관객 5명만 두고 길거리에서 자신의 음악을 연주하는 인디음악가들이 있다. 그들을 보면 너무 행복해보인다. 그 5명을 위해 왜 이렇게 열심히 연주하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들은 사실 다른 누군가를 위한 음악이 아닌 자신의 음악을 연주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행복하고 그들이 진심으로 음악을 사랑함을 보여준다.
이런 것이 사랑이 아닐까? 사랑하기 때문에 선택했고 이 때문에 고달파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예술을 너무 사랑하기에 고달파지는 것이 두려워지지 않는 것.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 때문에 아파하기를 기꺼이 선택한다는 것이지, 그 사람의 어떤 것을 얻고자 선택하는 것은 아닌 것.
내가 연극 때문에 고달파지는 것을 기꺼이 선택한다면…... 그건 내가 연극을 진짜로 사랑하는 게 될 것이다. 말로 증명하지 않아도 삶으로 증명하는 예술가가 빛나며, 박수받을 가치가 있는 예술가는 의외로 보이지 않는 곳을 깃들여 있음을 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