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30시각] 우윤미 ㅣ삶의 목표

2015-04-0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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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삶의 목표는 뭐야?” 한참 동안 생각해 보지 못한 질문을 친구에게 받게 되었다. 삶의 목표라…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질문을 해 본 적도 별로 없지만 친구와의 대화 주제로 나오는 경우가 없었던 터라 무슨 대답을 할까 잠시 망설였다. 그러고 보니 나는 내 삶의 목표가 무엇이다라고 뚜렷하게 말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굳이 삶의 목표를 말로 한다면 그저 다른 사람과 나누면서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것뿐인데... 너무나 평범하고 재미없는 대답이었을까? 내 친구는 자신의 목표를 10년 단위로 내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었다. 삶의 구체적 목표가 없으면 안주하기 쉽고 그러다 보면 발전이 없게 된다는 마지막 말도 해 주었다.

사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게 써 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런 질문에 대답을 하려면 깊이 생각해야 되는 것뿐이다. 우리 각자는 서로 다른 삶의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삶의 목표가 다를 수밖에 없다. 어떤 이는 ‘건강’에 가장 큰 가치를 두었을 테고 또 어떤 이에게는 ‘명예’가 가장 중요할 수도 있으며 다른 이는 ‘성공’이 가져다 주는 만족을 위해 살 수도 있다. 그러므로 나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생각하는 것이 내 삶의 목표를 파악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즉, 나를 제대로 알아야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정할 수 있는 것이다. 나를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한 예측이며 목표가 될 것이다.

언젠가 한국에서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목표를 자신의 목표로 삼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다. 새벽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에 한 번 해 볼까 하고 해가 뜨지도 않은 네 다섯 시에 하루를 시작하고 쓴 커피를 연거푸 마셔가며 얻은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새벽형 인간이 되기를 포기한 이유는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고 남이 원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남이 어떻게 사는지 다른 사람이 얼마나 화려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는 내 삶에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삶의 주인은 나 자신이다라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삶의 목표는 우리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삶의 목표가 이것이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우리 인생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어 있다. 아니 가야 한다. 그러기에 목표를 정하지 않고도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을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 가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화려한 삶의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는 자책이나 혹은 그것을 다 이루어서 허탈감을 느끼기보다 빛나는 삶의 목표는 없지만 열심히 오늘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수많은 사람 중의 하나이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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