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진짜 꿈 향한 첫 발”

2015-03-05 (목)
크게 작게

▶ 매튜 김 감독, 첫 단편영화 ‘에밀리’제작 모금

30대 한인 독립영화 감독이 전 세계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창의적 프로젝트와 연결해주는 소셜 펀딩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영화제작 비용을 모금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단편영화 ‘에밀리’를 통해 첫 번째 메가폰을 잡게 된 매튜 김(37) 감독.

초짜 감독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지금껏 쌓아온 이력의 면면이 꽤 화려하다. 1999년 뉴욕의 명문 예술대학인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던 김 감독은 졸업 후 곧장 LA로 옮겨가 로컬 방송국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이후 TV와 신문 광고업계에도 발을 들여놓아 CF 감독, 지면광고 프로듀서 등으로 활약하며 애플, BMW, 오스카마이어 식품 등 유수의 메이저 회사를 비롯한 수백편의 광고를 제작해왔다.

광고업계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아오던 그가 돌연 고향으로 돌아와 메가폰을 잡게 된 것은 가슴속에 식지 않은 영화에 대한 열정을 발견하면서다.


"영화를 찍는 일은 오랜 꿈이자 숙제였다"는 김 감독은 "학교 졸업 후 곧장 광고판에 몸을 담으며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꿈을 잠시 접어두게 됐다"며 "어느 날 문득 지금이 영화를 찍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단숨에 시나리오를 써 내려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영화학교 졸업 후 16년이 지나서야 첫 영화를 찍게 됐다"며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야 진짜 꿈을 향해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단편 ‘에밀리’는 연인과 헤어진 한 남자의 일상을 따라가며 사람 사이의 관계와 소외, 욕망 등을 밀도 있게 풀어간다.

러닝타임 12분 동안 기성 상업 장편영화에 못지않은 영상미와 탄탄한 이야기를 선보인 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최고의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하는 행운을 누렸다”며 “후반 작업에 공을 기울여 세계 각지의 영화제에 출품한 뒤 결과에 따라 장편영화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킥스타터’를 통해 펀딩을 모으는 이유도 바로 편집, 사운드 믹싱, 음악 작업 및 영화제 출품비용을 모으기 위해서다. 현재 1만5,000달러 모금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김 감독의 킥스타터 페이지는 4일 현재까지 1만190달러를 모았다.

김 감독은 “킥스타터 특성상 반드시 목표 금액을 달성해야 펀딩을 받을 수 있다”며 한인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펀딩 참여는 김 감독의 킥스타터 페이지(www.kickstarter.com/projects/1816857693/emilie-post-production-phase)를 방문하면 된다. <천지훈 기자>
A5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