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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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도 허리 디스크가?

2015-01-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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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경 / 자생한방병원 풀러튼 본원 공동대표원장

크리스마스이브 오후에 한 환자가 내원했다. 어머니와 함께 17세 남자 고등학생이 내원했는데 두달 전에 운동을 심하게 했는지 그때부터 허리가 아프고 오른쪽 엉덩이와 다리까지 아프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리치료와 다른 침 치료를 여러번 받아봤으나 효과는 거의 없어서 크리스마스이브에 자생한방병원에 찾아온 것이다.

환자가 나이도 어리고 남자이기도 하고 그래서 필자도 일반적인 근육통이나 허리 염좌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검사를 진행해보니 허리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근이 눌려서 발생하는 일종의 디스크 탈출증이 아닐까 생각이 되었다. 왜냐하면 환자가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을때 허리가 더 아프고 오래 앉을 때 더 힘들어지고 통증 때문에 몸이 한쪽으로 휘어져있는 상태가 눈으로도 보였기 때문이다.

그날 Xray 촬영을 해보았더니 요추 4번과 5번 사이의 공간이 다른 공간에 비해 눈에 띄게 좁아져 있었다. 이것은 그 사이에 있는 물렁뼈, 즉 디스크가 주저 않아서 돌출된 디스크가 허리 신경을 누르고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단순한 허리 염좌는 아닐 것이라고 알려주었고 소위 ‘디스크’라고 하는 디스크 탈출증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설명해주었다. 동시에 디스크의 손상을 줄이고 염증을 줄여주는 특수한 한약 처방을 하고 동시에 현재 발생한 통증을 즉각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동작침 치료를 곧바로 실시하였다. 그리고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자기공명 영상(MRI)을 촬영하도록 의뢰하였다.

다음 주에 환자와 보호자가 다시 내원하였는데 MRI 촬영 결과가 필자가 예상한대로 그대로 나왔다고 놀라워하였다. 실제로 요추 4/5과 요추 5/천추1 사이의 두군데의 디스크가 모두 튀어나와 있었고 그 크기도 상당히 컸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지난 두달 동안 침치료 및 물리치료를 해도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필자가 처방한 한약과 침치료 이후 현재 상당한 호전을 보이고 있다. 또한 Xray와 MRI를 통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았기에 환자와 보호자 모두 더욱 안심하고 만족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나이가 어려도 디스크 탈출증은 언제든지 올 수가 있다. 물로 대부분의 요통은 경미한 염좌인 경우가 많지만 10대라고 해서 디스크 탈출증이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이다. 요즘 10대의 경우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또한 운동도 많이 하는 경우가 많아서 평소에 시험이나 과제로 오래 앉아있는 생활을 하다가 농구나 스키, 스노우보드 등의 과격한 운동을 갑자기 하게 되면 척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에 큰 압력이 가해지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서서히 디스크가 주저앉다가 어느 순간 뒤로 밀리게 되면서 척추신경을 압박하면 허리 통증을 비롯해 엉덩이 통증, 다리 저림 등의 전형적인 디스크 증상을 보이게 된다. 이 경우 단순히 허리가 삔 것이라고 간과했다가 나중에 수술 등의 더 큰 문제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상당히 많다.

따라서 아이들이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우습게 보지 말고 허리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이 허리를 포함하여 엉덩이, 다리까지 이어지고 기침이나 큰 웃음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면 이것은 디스크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때에는 반드시 척추질환에 경험이 많은 한의사나 의사를 찾아가서 Xray나 MRI 등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합당한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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