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지맑음 ㅣ 현실속의 배움
2014-12-11 (목) 12:00:00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서 어머니가 운영하시던 학원에서 자라며 영향을 받아서인지 나는 현재 교육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다.
들어야 하는 부전공 수업들 중에 현장에 직접 나가서 배워야 하는 필수 과목으로 저번 학기에 가던 링컨초등학교에 이어 이번 학기에는 오클랜드에 위치한 어느 유치원에 매주 두번씩 가고 있다.
갈 때마다 서너 시간동안 아이들을 돌보고 선생님들을 도와드리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있다. 실제로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몇몇 아이들은 같은 나이의 다른 아이들과 달리 아직 글씨를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자기 이름조차도 알아보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안타까운 마음에 쉬는 시간의 재미있게 노는 분위기를 살며시 이용하여 알파벳을 쓰고 발음하는 연습을 도와주는데 신기하게도 그 중 어떤 아이는 이제 쉬는 시간마다 나의 뜨거운 관심어린 눈빛을 확인하며 스스로 책상에 앉아 알파벳 연습을 즐겁게 하곤 한다.
한편으로 어떤 아이는 가끔 지극히 폭력적인 성향을 보여 걱정스럽다. 얼굴이 붉어지면서 다른 아이들에게 총을 쏘는 흉내를 내거나 할 때면 나는 황급히 다가가 조용히 그 아이를 진정시키고 진심을 다해 옳지 않은 행동이라는 것을 알려주곤 한다.
쉬는 시간에 놀이터에서 놀 때 몇몇 아이들이 서로를 경계하며 적대적으로 대하기도 하는데 그 도중 선생님들은 떨어진 곳에 모여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뿐 일일이 함께 놀아주며 관심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이 서로 어떻게 대하며 어떤 대화가 오가는 지는 눈에 보이는 육체적인 충돌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알길이 없다.
어느 날에는 선생님이 아이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서 부모님에게 정확하게 사실대로 말해주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기도 했고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영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담당 선생님들과의 대화에는 거의 항상 그 사이에서 통역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했다.
내가 몇개월의 시간동안 본 이 학교 하나 안에서도 이렇게 많은 문제점이 있다면 다른 수많은 학교들까지 합해서는 얼마나 많은 문제점들이 있는 걸까.
그리고 그 안에서 그대로 그렇게 제대로 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을 생각할 때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려온다. 모든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발전된 교육을 받을 수있도록 더 많은 노력과 실천이 이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