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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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기능 검사에 대하여

2014-12-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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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직 / 내과 전문의

흔히 폐를 정밀 검사하려고 병원을 방문하는 분들을 많이 본다. 폐검사를 할 때는 엑스레이나 CT 촬영처럼 폐 사진을 찍어서 폐암이나 폐렴과 같은 폐실질의 이상을 찾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CT 촬영은 종양과 같이 구조물의 이상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그 기능을 알 수는 없다. 따라서 폐기능을 알아보려면 반드시 폐기능 검사를 해야 한다. 폐기능 검사가 흔히 사용되는 증례들을 살펴보자.

30대 후반 여성인 김모씨는 매년 2월만 되는 이유 없이 계속되는 마른기침 때문에 병원을 찾아왔다. 가래도 없는 기침이 말을 하거나 찬 음식만 먹으면 계속되었고 날씨가 추우면 더 심했다. 기침약을 먹을 때는 잠시 기침이 좋아질 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기침은 재발했다. 인근 병원에서 항생제 처방도 받아서 복용했지만 좋아지지 않아서 병원을 찾아왔다. 폐기능 검사상 기관지 천식으로 진단을 받았고 스테로이드 분무제를 처방받고 기침이 사라졌다.

70대 중반 남성인 박모씨는 계단을 오를 때 심한 호흡곤란 증세가 느껴졌다. 가만히 있을 때는 숨이 차지 않았지만 걸음을 걸을 때는 숨이 차고 무거운 물건을 들고는 숨이 차서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젊을 때부터 하루에 담배를 1갑 이상 피웠던 박씨는 최근에서 흡연량을 크게 줄였지만 숨이 찬 증상이 좋아지지 않았다.


주위의 권유로 심장내과에서 정밀심장 검사를 받았지만 심장을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흡기 내과를 찾아왔다. 가슴 엑스레이는 정상이었고 폐기능 검사상 폐기능이 정상인의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들었고 심한 폐기종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의사 처방대로 담배를 완전히 끊고 기관지 확장제 치료를 받고 2주 만에 숨찬 증상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폐기능 검사는 글자 그대로 폐의 기능을 검사하는 방법인데 기관지 천식이나 폐기종처럼 기관지 벽에 손상이 가서 공기의 출입이 제한되는 경우에는 폐기능 검사상 그 수치가 낮게 나온다. 폐가 굳어지는 병인 폐경화증은 기관지 이상보다는 폐간질 부위의 이상이기 때문에 천식이나 폐기종(obstructive pattern)과는 다른 양상(restrictive pattern)으로 나타난다.

폐기능 검사는 클리닉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고 방사선에 대한 노출도 없으면서 결과를 그 자리에서 바로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음과 같은 경우는 폐기능 검사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첫째, 이유 없는 만성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될 때는 폐기능 검사를 통해서 천식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둘째, 호흡곤란의 원인으로서 폐기종이나 만성 기관지염, 폐경화증 등을 구별하는데 폐기능 검사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셋째, 기관지 천식이나 폐기종의 경우에 폐기능 검사로 치료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넷째, 폐암 수술을 하기 전에 수술 가능 여부를 결정할 때 폐기능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폐기능이 너무 낮다고 판단이 되면 폐절제술을 할 수가 없다. 다섯째, 흡연자나 직업으로 인해서 과거에 폐 손상을 받았던 경우에는 폐기능 검사를 통해서 손상의 정도를 파악하도록 한다.

이영직 내과 (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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