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인 한인 이민자의 삶과 정체성을 그린 희곡작품이 뉴욕 무대에 오른다.
한인 극작가 박경현(Kyung H Park)씨가 집필한 연극 ‘탈라(TALA)’는 내년 1월 8일~23일까지 유니버시티 세틀먼트(184 Eldridge St)에서 초연된다. 탈라는 미국에 사는 한 칠레 출신 한인의 성정체성과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박 작가가 직접 희곡을 쓰고 연출했다. 박 작가의 극단인 ‘퍼시픽 비트’ 소속 연기자들이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게된다.
탈라는 특히 박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부분적으로 녹아 있는 작품이어서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칠레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뉴욕으로 유학, 뉴욕대에서 드라마 창작을,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희곡을 전공했다.
한국으로 가 경희대 평화복지 대학원을 마치기도 했다. 한국과 남미, 뉴욕에서 거주하며 이민자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녹여낸 것으로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유랑하는 이방인인 이민자와 성소수자로서의 변방의 존재들을 그려내게 된다. 그는 지난 2011년 ‘디오리엔티드’를 통해 칠레를 방문한 외삼촌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이를 한국의 외조부모에게 숨겨야했던 아픈 가족사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공연을 펼치는 퍼시픽 비트는 박 작가에 의해 지난 2011년 설립됐으며 분단된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가족사와 함께 그려내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박 작가는 ‘섹스와 굶주림’, ‘인도의 비탄’ 등 그동안 이민자들의 가족사와 애환을 작품을 통해 그려냈으며 이북출신인 외조부모의 실향민으로서의 삶을 작품 속에 담기도 했다.
그는 2004년 에드워드 알비 희곡 펠로우십상, 2007년 런던 아본 재단 작가 그랜트상, 2008년 인도 뉴델리 글로벌 아츠 빌리지 펠로우십상 등을 수상한바 있다.
공연일정:1월8일 오후5시, 오후 9시, 9일 오후 5시, 10일·15일·16일·22일·23일 오후 8시, 입장료는 18달러. 학생과 노인은 10달러.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