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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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착증,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2014-11-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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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경 / 자생한방병원 풀러튼 본원 공동대표원장

몇 개월 전 45세의 남성 환자가 내원하여 지속적인 다리 저림을 호소하였다. 그것도 오른쪽 다리만 계속 저리고 통증이 있었으며 처음에는 15분 정도 걸으면 저림이 발생하였지만 이제는 5분만 걸어도 다리가 너무 저려서 잠시 앉아서 쉬어야 할 정도라는 것이다.

그래서 마켓에 가서 와이프와 같이 장보는 것도 힘들어서 이런 저런 치료를 다 받아보다가 결국 자생한방병원까지 찾아왔다고 했다. 환자는 이미 X-ray를 찍어보았지만 담당 닥터는 척추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고 다른 병원에서 침 치료를 받아보아도 2~3일 정도 약간 호전을 보이다가 다시 처음과 같이 통증과 저림이 계속된다고 하였다.

이것은 바로 ‘척추관협착증’(spinal stenosis)이다. 일반적으로 디스크라고 하는 것은 허리가 주로 아픈데 협착증의 증상은 그와는 달리 허리 이외에도 다리가 저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환자는 단순한 다리 저림이라 생각해서 큰 걱정을 안 하고 마사지나 집에서 하는 부항치료 등에 의존하다가 결국 병을 심각하게 악화 키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 환자는 허리의 정밀진단을 위해서 MRI 검사를 받았으며 요추 4번/5번과 요추 5번/천추 1번 사이에 중증도의 척추관 협착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척추 내의 인대와 뼈의 퇴행화로 척추 내의 공간을 지나가는 척추신경을 눌러서 그 척추신경이 지배하는 부위인 다리의 저림 증상이 느껴진 것이다.

이것이 계속 악화되면 척추 신경의 손상이 심하게 이어져서 발목이나 종아리를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감각도 떨어져서 결국 다리를 심하게 절룩거리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그 상황까지 가면 사실상 직장생활은 물론이고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해 진다.

이 경우 넘어지거나 무리한 운동이나 동작으로 허리주위의 근육의 뭉쳐서 발생하는 ‘염좌’(sprain)라는 질병의 양상과 치료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척추관 협착증의 진단과 치료는 기본적으로 척추신경의 손상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증상이 발현된 허벅지나 종아리를 아무리 물리적으로 치료한다고 해도 신경손상 자체를 치료할 수는 없으므로 근본적 대책이 될 수가 없다. 이 경우 척추신경의 재생능력을 배가하여 그 민감도를 떨어뜨리는 한약 처방이 필수적이다. 한약으로 척추신경의 재생능력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이러한 사실은 이미 논문을 통해 증명된 바가 있다.

이와 같은 약물치료가 가장 근본적이며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지만 이 치료는 투약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즉각적인 통증치료를 위해서 침치료가 필요하며 비틀어진 척추를 교정하기 위해 카이로프락틱 치료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약물치료, 침치료, 카이로프락틱 치료는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에 대한 양·한방 협진치료로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 패키지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양·한방 통합치료가 양방만으로 치료하는 것에 비하여 더 우수한 효과를 가진다는 것도 역시 과학적 연구와 실험으로 증명되었다.

허리, 다리의 통증이나 저림이 1~2주 사이에 다시 거의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가 아니고 계속 지속되거나 또는 일 년에 몇 번씩 재발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허리 염좌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이 경우 척추 전문가에게 자세한 상담을 받고 X-ray 혹은 MRI 같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진단기기를 이용해서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가장 효과적인 양·한방 통합 치료를 받고 향후 지속적인 관리를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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