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이슬비 ㅣ 안녕하세요
2014-11-18 (화) 12:00:00
"안녕하세요?" 2,3살짜리 아이들이 아침마다 나에게 건네는 첫 대화이다. 내가 일하는 프리스쿨은 아이들에게 늘 한국어로 인사를 하도록 교육한다. 미국에 살면서 "안녕하세요?"보다는 "How are you?"를 쓸 일이 많지만 아침만큼은 늘 한국식 인사를 하게 된다.
안녕이란 단어는 아무 탈 없이 편안하다,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하다는 뜻이다. 아이들이 정말로 내 안부가 궁금하고 걱정이 돼서 이 말을 건넸는지 알 수 없지만 생각해보니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는 참 따뜻한 말인 것 같다. 문득 나 자신에게 인사를 해보고 싶어졌다. "슬비야 너 정말 아무 문제없이 편안하니?" 나 자신에게 물어본 인사에 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대답 대신 소리 없는 눈물만 흘렀다.
미국으로 떠나올 때 절대 울지 않고 씩씩하게 지내겠다고 다짐했지만 아직은 안녕하지 못한가 보다. 삶의 모든 게 한꺼번에 변화되는 것 같은 이민생활은 어찌 보면 흥분되고 기대되는 인생이지만 그 안에는 늘 예전의 것에 대한 그리움을 갖게 하는 것 같다.
그리움은 어찌 보면 과거를 뒤돌아보는 시간일 수도 있고 미래를 여는 출발점일 수도 있다. 그리움에 빠져 과거에만 얽매여 있다면 인생은 새로운 발전을 할 수 없을 것이고, 그리움 없이 앞으로만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목마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삶은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과 나아가기 위한 준비의 시간의 양면성이 존재한다. 이 두 가지를 소홀히 하지 않음으로써 삶의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밤은 나를 위한 준비의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걱정 말아요 그대 /들국화]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하세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댄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버렸죠. 그대 힘든 얘기들 모두 꺼내어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