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도 모르는 ‘제2형’
▶ ‘당화혈색소’ 검사 필수... 전단계서 회복 가능
[탄수화물 든 음식물 무조건 적게 먹는다? 생활습관만 바꿔도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매우 흔한 시대이지만 또 자신이 당뇨병인 줄 모르고 있는 한인 당뇨환자들도 많다. 연방 질병통제 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수는 2,9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약 810만명의 당뇨병 환자는 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인구는 8,600만명이다. 한국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대한 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10년 통계 기준으로 한국 내 전체 인구 중 350만명 정도가 당뇨병 환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중 반 이상은 아직 자신이 당뇨병 환자인 것을 모른채 지내고 있다. 11월은 미 당뇨병협회(AmericanDiabetes Association)가 정한 미 당뇨병의 달이다. 또한 11월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이기도 하다. 당뇨병에 대한 오해와 여러 합병증 징후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 받으면 심각한 건강위험에 빠진 거다?
실명이나 발병변 등 심각한 합병증이 꼭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혈당 조절을 잘 한다면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물론 당뇨병으로 인한 연간 사망통계는 유방암과 AIDS으로 인한 사망 수치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또한 당뇨병환자 3명 중 2명은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미 당뇨병 협회에서는 2~3개월간의 혈당조절 상태를 검사하는 당화혈색소(HbA1C) 검사를 1년에 적어도 2차례 받을 것을조언하고 있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7% 미만으로 조절해야 한다. 만약 당화혈색소 수치가 5.7~6.4% 사이라면 당뇨병 전단계(prediabetes)에 해당하며,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 당뇨병 전 단계는 혈당이 정상보다 높지만 당뇨병 진단기준 수치보다는 낮은 경우를 말한다. 매일 혈당을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 당뇨병에 걸리면 더 이상 좋아하던 음식을 먹을 수 없다?
당뇨병에 걸렸다고 해서 특별히 못먹는 음식은 없다. 금지해야 하는 음식이나 식품군은 없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저염분으로 식사하며, 포화지방 섭취는 줄여야 하고, 식이섬유는 충분히 섭취하며, 기름기 없는 단백질과 통곡물을 섭취한다. 혈당 조절을 위해 식사와 운동 소비량과 약물 등 균형을 이뤄 식이요법을 해야한다. 특히 탄수화물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끔 단 것을 먹어도되지만 전체적인 음식 섭취량을 감안해 적절한 양을 먹도록 한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설탕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수를 습관적으로 많이 마시는 것과 제2형 당뇨병 발병과 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미 당뇨병 협회에서는 당뇨병 예방을 위해 설탕이 많이 첨가된 음료는 피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설탕이 많이 첨가된 음료는 일반 탄산음료, 과일 펀치, 과일주스, 에너지 드링크. 스포츠 드링크, 스윗 티(sweet tea) 등이다. 대개 12온스의 탄산음료 1캔은 150칼로리에 40g의 탄수화물이 들어있는데, 대략 10티스푼의 설탕이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과일주스 역시 30g이나 탄수화물이 들어 있다.
# 당뇨병으로 진단되면 빵이나 감자,파스타 같은 탄수화물 음식은 아주 조금만 먹어야 한다?
물론 적절한 양이 중요하다. 하지만 매 끼니마다 45~60g의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다.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는 흰 쌀밥 대신 천천히 소화되는 현미밥을 선택하거나 통곡물빵을 선택한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등도 적절하게 섞어 먹는다. 과일과 콩, 우유, 요거트에도 탄수화물이 들어 있으므로 양을 생각해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 당뇨병 환자는 감기나 다른 질병에 걸리기 더 쉽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물론 당뇨병환자는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도록 권유받는다. 당뇨병 환자가 독감에 걸리면 정상인보다 더 심각한 합병증이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 또 다른 질병에 걸려도 병을 다스리는 것이 쉽지 않다.
#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의사가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하면 당뇨병 조절에 실패한 거다?
제2형 당뇨병은 꾸준히 진행되는 질병이다. 많은 환자들이 먹는 약으로 혈당을 조절하지만, 인체는 서서히 인슐린을 점점 더 적게 분비한다.
따라서 먹는 약으로 충분치 못할 수있어 인슐린 주사를 권유받게 되는것. 약이나 인슐린 주사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또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도아니다.
# 당뇨병은 나이든 사람만 걸린다?
아니다. 최근에는 5세 이하도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증가했다. 20~30년 전만해도 어린이 당뇨병은 유전적인 제1형 당뇨병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2형 당뇨병 어린이, 청소년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전문의들은 어려서부터 좋은 생활습관을 기르도록 부모가 지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셀폰이나 전자기기를 통한 게임시간은 줄이고, 운동시간은 늘리며, 정크푸드는 멀리하고, 먹는 양에도 주의해야 한다.
# 생활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당뇨병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맞다.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충분히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증상 악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
콜로라도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식이요법을 개선하고 운동을 하는 등 생활습관을 변화시켰더니 높았던 혈당이 정상수치로 떨어졌는데, 당뇨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56%나 감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Diabetes Prevention Program)의 최근 연구에서도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지방을 덜 먹고, 칼로리를 적게 섭취하며, 일주일에 150분씩 운동하는 등 최소 7% 정도 체중을 감량했더니, 당뇨병 발병 위험이 58%나 감소했다.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