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박수진 ㅣ 간헐적 운동

2014-08-2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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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의 TV프로그램에서 ‘간헐적 운동’에 대한 방송을 한 적이 있다.

작년에 같은 프로그램에서 방영되어 다이어트에 촉을 세우고 있는 이들에게 큰 인기몰이를 한 ‘간헐적 단식’이 요즘 시대의 최대 화두인 웰빙에 관한 식생활 가이드가 되었다면, 이번에 방송을 탄 ‘간헐적 운동’은 건강을 위한 실천지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적당한 운동에 해당되는 좋은 답안을 제시해주는 것 같았다.

해마다 여름이 다가오면 수영복을 입을 일도 생기게 되고 옷은 얇아지니 그동안 두껍고 헐렁한 옷에 가려진 나만의 오래되고 해가 갈수록 더해지는 비밀을 들키게 될까봐 “카더라” 통신에 의존, 축적된 나의 노하우를 총동원해 이런 저런 운동을 시도해봤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대부분 ‘반의 미학’으로 또는 ‘작심 3일’이라는 말의 좋은 예를 보이고 끝을 맺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독하게 먹는 것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의 오래된 친구인 ‘식탐이’를 끊어낼 수가 없고 어차피 운동이 안하면 요요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알고 있고 운동부족으로 인한 여러 가지 증상들을 이미 조금씩 경험하고 있기에 이번 여름은 운동에 대한 정확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보려고 애쓰던 중이었다.

‘OO부위에 살 빼는 운동’ 이라는 제목으로 동영상 채널들을 검색하던 중에 11자 복근이 아름다운 40대 중반 아줌마의 동영상을 찾게 되었고 그것을 타고 들어간 블로그는 하루 방문객이 천명 이상, 댓글이 몇 백개가 달리는 인기 블로그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고강도의 운동 10-20분만으로 피트니스센터에서 1-2시간 운동한 양의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없어서…” 라는 변명, 아니 때론 사실로부터 위로받던 나의 ‘비밀’이 움찔하던 순간이었다. 그 이후 이내 ‘간헐적 운동’에 대한 방송 중에 내가 봤던 인기 블로그의 주인공인 40대 아줌마의 이야기, 운동방식, 그리고 그 운동방식인 간헐적 운동으로 효과를 본 고시준비생 청년의 ‘before and after’까지 소개가 되고 있어서 반가웠다.

소위 말하는 ‘몸짱’이 되기 위해서는 견디기 힘든 칼로리, 메뉴의 절제와 복잡하고 힘든 운동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과학적으로도 간헐적 운동이 주는 효과를 증명해 주니 나 같은 보통 아줌마에게는 건강을 위한 쉽고도 효과적인 운동방식은 참으로 고맙기까지 했다. 고마운 간헐적 운동을 통해 일 년 후쯤에는 ‘before and after’의 주인공이 되어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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