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점점 흐려져만 가는 지난 기억들을 하나씩 떠올려 본다.
마치 무한 반복으로 들어 늘어져버린 카세트 테이프처럼 간간히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지난 시간들에 대한 추억들. 이게 미련일까 아님 그리움일까?우리가족에겐 분명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값진 세월들이었음에 자꾸만 곱씹게 된다.
초등학교 3학년, 중학교 7학년으로 시작한 아이들의 학교생활 한국의 학교생활과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어쩜 너무 자유로 와 불편하기까지 했던 아이들.
또한 풍요롭고 여유로운 환경에 어색해하며 맘껏 즐기지 못하고 마치 대단한 소비라도 하는 것처럼 주눅 들던 아이들.
하지만 그래서 아이들인가!언제 그랬냐는 듯 모든 것에 익숙해져가고 자기들만의 일상이 생기고 서로 간 이해의 차이로 서먹해져가고 있음을 우린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어떻게 모르는 척 묵인하고 지냈을까? 누가 먼저랄 거 없이 우린 서로에게 배려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무심해졌을까?
언제부터…, 더 나은 조건이 더 나은 환경이 우리의 생활을 더 나은 삶으로만 채워 줄 거라고만 믿었던 건. 언젠가는 낯선 무리들 속에서 어울리며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했던 건.
모든 것이 풍족하고 끊임없음이 우리에게도 가능할거라고 믿었던 건. 무슨 자신감이…하지만 뒤 돌아 봄에 우리가 얼마나 최선을 다하며 살았던가, 어떻게 뜻하지 않았던 위기들을 이겨 나갈 수 있었을까? 같이 웃고 울고 우리가 항상 함께함이 주변의 어떠한 장애물도 넘을 수 있게 한 것 아닐까? 때론 아이들로 인해 사사로운 것도 행복해하며 어떤 경우에도 든든한 방어막이 되어주는 남편이 있기에 우리 서로를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엄마로서 훌쩍 커버린 아이들에게 못해준 것도 너무나 많고 한결같은 남편과 같이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너무 많다. 지금까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아직까지도 주체적이지 못하고 항상 남들의 시선에 좌지우지되는 자신을 질책하며 나의 가족들에게만 한번 올인 하고 싶다.
이기적이리만큼, 하지만 주변의 좋은 친구들과의 평안한 만남도 유지해야겠지.
항상 그랬듯이 나 자신 스스로에게 약간의 긴장감을,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정신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위안을 받으며 부끄럽지만 자신에게 할 수 있다고 용기를 감히 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