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앨범에 같은 반 친구의 이름을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담겨있는 단어로 바꿔놓은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6일 졸업식을 끝낸 쿠퍼티노 소재 몬타비스타 하이스쿨에서 발행하는 yearbook(졸업앨범)에 유대인 반 친구의 이름을 ‘jew’로 끝의 세 글자를 바꿔놓는 사건이 발생했다.
졸업을 앞둔 마지막 주에 발견된 이처럼 교묘한 조롱이 담긴 이름 바꿔 치기는 명확한 인종적인 모욕을 사용하지 않아 졸업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지도교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채 1,600권이 발행됐다.
하지만 피해 학생의 가족이 yearbook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고 학교에 항의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이 같은 일이 2차 세계대전동안 나치에게서 받은 ‘No Jews or dogs’라는 말을 상기시켰다"면서 "일이 더 크게 번지기 전에 멈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졸업앨범을 회수하도록 요구했으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는 자신의 아들이 주목 받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누가 관여돼 있는지 어느 페이지에 모욕에 대한 것이 있는지 알려지지 않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이 같은 항의를 접한 몬타비스타 하이스쿨은 교장 명의로 학생들에게 사과 성명을 내고 졸업앨범을 학교로 가져오면 이름을 교정해서 재 발행하겠다는 전문을 보냈다.
이번 사건을 접한 몬타비스타 하이스쿨이 속한 프리몬트 유니언 아이스쿨 디스트릭의 Sue Larson 대변인은 "어떤 종류의 인종적 모욕이 있어서도 안되고 용납해서도 안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몬타비스타를 졸업한 이 모 양은 "학생들끼리의 농담은 항상 있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도 인종이나 종교 혹은 민족성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문제가 아닌 친구끼리 장난으로 해서 발생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조사에 나선 경찰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하면서도 이름을 바꾼 학생이 직접 반 친구를 위협하거나 또는 공공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력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기에 증오범죄 행위로 처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몬타비스타 하이스쿨 학생의 수는 총 2,351명이며 그 중 한국,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아시안들이 4분의3을 차지하고 있으며 16%가 백인이다. 라틴계의 경우 3%에 불과하고 흑인학생 수는 1% 미만이다.
<이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