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주디 이 ㅣ 책이 주는 영향
2014-05-20 (화) 12:00:00
나는 지금 참 행복하다. 책을 읽을 시간이 있고 함께 읽고 나눌 수 있는 독서 모임이 있어서이다. 나에게 좋은 글을 읽는 것은 언제나 큰 기쁨이고 청량제이며 활력소이다. 그래서 좋은 책과 글을 읽으면 쓰신 분께 늘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어린 한 때 책 읽기에 몰두했었는데 아마 동네에 책 대여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나 보다. 책을 선별하지 않고 그저 재미를 따라 대부분 연애소설이나 추리소설 같은 것을 읽었던 것 같다. 글쎄, 안 읽은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나 그때 누구인가 좋은 책을 선별해 주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까지도 아쉽다.
내가 중학교 때 일이다. 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여고생 몇이 자살을 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죽도록 영향을 주었다는 책이 궁금했고, 왜인지 그냥 멋있어 보이기까지 했다. 나도 따라 읽었지만, 그 책에서 자살할 이유를 찾기는커녕 이해할 수도 없을 만큼 어렵기만 했다. 그들이 왜 자살을 했는지 난 지금도 모른다. 다만 좋은 지도자 아래서 읽고 바르게 이해했었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을 걸 하는 생각뿐이다. 나는 지금이라도 책을 잘 선별해 읽고 싶다. 베스트셀러라고해서 꼭 읽으려 하지 않는다. 각 사람 마다 그때 그 사람에게 유익한 책이 따로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보고 듣고 읽으며 많은 좋은 영향을 받지만, 또한 나쁜 영향도 받을 수 있는 약한 존재이기도 하다. 나는 책을 읽고 인생관과 가치관이 바뀌고 삶의 목표가 새로워졌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우리는 책을 통해 시공을 초월, 많은 사람의 삶과 생각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다. 난 ‘로마인 이야기’를 읽고 나서 한동안 기원전 로마에 살아본 것 같았다. 이렇게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만물 중 인간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다. 나는 늦었지만 문학을 사랑한다는 인연으로 훌륭하신 지도자 아래서 좋은 책을 읽으며, 서로의 독후감도 나누고 있다. 젊어서부터 이런 모임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운 마음이다. 나는 안 읽은 것만 못했다고 생각하는 책에 대한 경험이 있으므로 감히 독서모임의 유익을 말하고 싶다. 여기저기 독서모임이 많으나 이 또한 본인에게 잘 맞는 선택이 중요함은 말할 나위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