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자 이성주·이성민 초청 강연
▶ 스탠포드대 한인학생회 주최
스탠포드 대학 학부한인학생회(KSA)가 16일 탈북자 초청 강연회를 통해 ‘인권이 사라진 나라’ 북한의 실상을 미 주류사회에 고발했다.
KSA는 이날 캠퍼스 내 애넌버그(Annenberg) 오디토리움에서 탈북해 한국의 대학에 재학 중인 이성주(서강대·27), 이성민(한국외국어대·25)씨를 초청, 탈북과정과 북한 사회에 대해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2002년에 입국한 이성주씨는 12년 전인 16세에 한국에 입국하기 전 4년간 북한에서 꽃제비로 지냈다.
꽃제비를 경험한 탈북자들은 처음에는 단순히 음식을 훔치는 수준이지만 최종 단계에는 강도에 이르게 된다는 것. 그는 이같이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삶과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 북한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또 한국이 중국에 일부인 줄 알 정도로 남한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며 우여곡절 끝에 먼저 한국으로 탈북 한 아버지를 만나기까지의 목숨을 건 탈출여정을 들려줬다.
이씨는 2만달러만 있으면 브로커가 북한에서 남한으로 갈 수 있게 도와준다고 밝혔다.
그는 “탈출 후 한국에 살면서 ‘남한과 북한 중 어느 나라가 더 좋냐’는 질문을 듣곤 한다”며 “그럴 때마다 정체성에 혼란이 왔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금은 남한에 살고 있지만 북한은 내가 태어나 자란 고향”이라며 “이제는 그런 질문에 ‘한반도’인이라고 대답하고 있고, 그게 내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탈북자 이성민씨는 어릴 적 북한에서 미국인은 사람이 아니라고 교육받았고 그러면서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북한의 대부분의 주민들은 자유라는 개념이나 인터넷을 모르고 있고, 바깥 세상에 대한 모든 정보가 철저히 차단된 통제국가라고 밝혔다.
중국과 접경지대에 살았던 이씨는 13세 때부터 중국을 오가며 살기 위해 밀수를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드라마, 영화 DVD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 대해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씨는 “처음 한국 영화를 보면서 남한 선전물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볼수록 북한에 대한 비판도 없고 대부분이 사랑이야기라는 점을 알 게 됐다”고 말했다.
영상물을 통해 한국의 발전상을 보면서 남한은 거지가 가득하고 가난한 나라라는 북한정부의 말에 의문과 회의를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북한정부가 아무리 정보를 차단하려고 해도 점점 새어들어 오고 퍼지는 외부소식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시장경제가 변하고 있듯이 사회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강연회에는 100여명의 스탠포드 대학생들이 참석해 북한사회에 대해 질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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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스탠포드 대학 애넌버그 오디토리움에서 탈북자 이성주, 이성민씨가 북한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