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꼭 일 년 뒤인 2015년 5월30일. 한국을 대표하는 CCM 아티스트 송정미(사진)가 뉴욕 카네기홀에 선다. 가장 크다는 2,804석의 아이작 오디토리움. 한국가수로는 조용필, 패티 김, 인순이, 이선희, 김범수에 이어 여섯 번째, 한국 CCM 가수로는 최초다.
열린문장로교회 30주년 축하 콘서트를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송정미 씨를 소개하면서 한참 후의 일을 먼저 언급하는 이유가 있다. 엄격한 자격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카네기홀에서 단독 공연을 한다는 뉴스는 한 아티스트의 모든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가늠자가 된다.
“요즘 교회를 떠나는 젊은이들이 많죠? 이번 음악회는 그들과 열린문교회처럼 열린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문화를 통해서 말입니다.”
16일(금) 저녁 8시 테마가 있는 음악회 ‘Love Story’, 17일(토) 저녁 7시30분 열린문교회 30주년 축하 워십 콘서트, 19일 오후 4시30분 감사예배 특송까지 세 차례 무대에 오르는 송정미의 마음은 이렇다. 교회에서 하는 행사이니 ‘예수 믿어라’ 하고 강요하는 공연으로 비춰지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지만 자신은 ‘크리스천 아티스트’이면서도 ‘프로페셔널 음악인’이기에 유료 콘서트를 당당히 연다. 최근 10여년은 일반인들도 70-80달러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 공연을 해왔고 지난 해 크리스마스 시즌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5주년 콘서트는 14일이나 이어지는 성황을 누렸다.
“일반인 가운데 젊은 사람도 많고 스님, 수녀들도 오시죠. 1집부터 6집까지 대중과 공감하는 노래를 했던 때문이 아닐까요? 자장가, 동요, 팝송, 가요, 영화음악, 뮤지컬까지 다 불러요.”
그는 “음악팬들은 어쩌면 더 좋은 음악 보다 ‘진정성’을 원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길고 나는 실력자들이 많은 세상에서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은 가창력 그 이상을 느끼고 싶어 한다는 의미다. 뭔가를 갈망하는 청중들의 영혼을 어루만지기까지 혼신을 다해 준비하는 음악인은 만나기 쉽지 않은 일. 그러나 송정미의 음악회를 찾는 사람은 누구나 ‘VIP’가 된다.
그의 음악을 통해 ‘은혜’와 ‘축복’을 누린 팬들은 부지기수다. 다섯 장의 정규 앨범은 1백만장 이상의 판매를 돌파했고, 직접 작곡 작사한 ‘축복송’은 세계 16개국 언어로 번안돼 불리고 있다.
‘오직 주만이’ ‘주가 필요해’ 등의 곡으로 북남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전세계를 돌았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예술의 전당, LG 아트센터 공연은 항상 전회 매진이다. 성악으로 다져진 발성과 호흡, 영혼을 울리는 소리는 한국의 ‘CCM 디바’라는 타이틀을 갖게 했다.
그런데 왜 송정미처럼 활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까? 부족한 실력과 경쟁력도 원인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CCM을 발전시키고 세상의 변화 요구에 적응할 준비를 미처 하지 못한 때문은 아닐까?
“교회는 어느 곳보다 소프트웨어가 많은데 CCM이 침체했다는 말을 들으면 아쉽습니다. 세상은 팬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찍어내듯’ 생산하죠. 하지만 CCM은 제대로 된 기획사 하나 없는 현실입니다.”
그가 돈을 받고 오디션을 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통했다. 크리스천 음악이 ‘최고’를 지향하는 게 ‘죄’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여서 고무적이다.
“실제 무대에서 할지 모르지만 ‘쿰바야’를 함께 부르고 싶네요.”
워싱턴 공연장을 찾는 한인들에게 들려줄 메시지가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선교사가 죽기를 각오한 선교지에서 불렀던, ‘성령의 임재’를 갈구하는 찬양이다. 깨어짐, 아픔, 내일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한인 이민자들에게 ‘당신은 소명을 받고 이 땅에 왔다는 것’ ‘이곳에는 성령이 임재하고 있다는 것’을 나누고자 함이다.
“정말 좋은 가수가 되려 노력합니다. 개혁주의자 마틴 루터가 ‘내주는 강한 성이요’를 불러 세상에 도전한 것처럼 다음 세대를 위한 노래를 만들고자 합니다.”
대중이 즐기는 음악으로 인생의 의미를 나누는 첫 콘서트 ‘Love Story’, 둘째 날의 워십 콘서트는 최고를 향한 도전을 마다 않는 ‘개척자’ 송정미의 음악 인생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의 (703)318-8970
주소 3001 Centreville Rd.,
Herndon, VA 20171
<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