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강혜리 ㅣ 바보같이 살지 말자

2014-05-0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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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같이 나는 공부하기를 미뤄가며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 뉴스 피드를 끊임없이 내리고 있었다. 재밌는 사진은 ‘좋아요’를 누르고 관심 있는 글엔 댓글을 달면서 시간을 보내다 한 동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바보같이 살지 말자’라고 쓰여 있는 약 3분 분량의 영상이었다. 난 3분짜리 동영상이 공부에 얼마나 지장을 주겠냐는 생각에 손가락을 가져가 재생 버튼을 눌렀다.

영상이 시작되고 제일 먼저 ‘돈이 전부가 아니라면’이라는 글귀가 보였다. 제목만 봐도 진부해 보였지만 웅장한 음악과 한눈을 팔세도 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영상에 끄려고 가져간 손을 내리고 지켜보기로 했다. 그 뒤에 등장한 목소리가 물었다.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무엇이 당신을 자극하나요?" 그 목소리에 끌려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질문에 대답 했다. 글쓰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기, 관리하고 계획하기 등등 많은 것 들이 생각났다. 생각만 해도 두근거렸다. 설레었다. 분명 몇 주 전까지도 다른 이들이 “넌 대학 졸업하고 뭘 할 계획이니. 네가 좋아하는 건 뭐니”라고 질문했을 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앞이 깜깜했었다. 하지만 막상 돈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니 답은 너무나 쉬웠다. 매번 나에게 질문을 던진 이들에게 "그러게요. 전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라고 되묻던 내가 너무 한심해 보였다. 하지만 답은 바로 내 앞에 있다는 걸 순간 깨달았다. 이후, 난 혹시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감히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대들이 정말로 모르는 게 아니라, 자신들도 모르게 많은 것을 재고 따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남들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건 쓸모 있지만 정작 스스로가 좋아하는 건 쓸모가 없다고 느끼면서, 자신이 진심으로 관심 있는 분야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비우고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평생 하기 싫은 것을 하기 위해 억지로 땀 흘리고 노력하는 삶, 그 얼마나 바보 같은 삶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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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 경제학과 2학년생이다. 10살 때 이민 와 한국과 미국적 정서를 둘 다 경험했지만 한국 정서에 더 매력을 느껴왔다. 현재 한인방송국 동아리 참여와 한국 포털사이트 블로그 운영 등을 통해 한국문화를 더 배우려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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