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윤지서 ㅣ 페이스북 이야기

2014-04-14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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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망설임끝에 마음을 정하고 몇 달 전부터 페이스 북을 시작했다. 심한 기계치인 내가 친구에게 물어가며 계정을 만들고 글과 사진을 올리는 방법을 알아갈 때쯤엔 나의 소소한 일상에 공감하며 따듯한 정을 나누는 친구들도 만났다. 첫발을 내 딛던 순간부터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은 조금씩 사라져갔다. 비록 만나지는 못하지만 페이스 북 이라는 작은 세상을 통해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접하게 되었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귀와 그 마음을 통해 비춰지는 세상을 보는 눈이 더해졌다. 하지만 조금씩 소통과 공유라는 재미를 느끼게 될 즈음에 계정이 닫혀버리는 예상치 못한 황당한 일이 생기고 말았다.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경고조차 없이 말이다. 그 동안 포스팅했던 내 사진과 글들이 공중 분해되는 느낌이었지만, 그것보다 더 속상했던 건 나와 마음을 나누던 소중한 친구들을 잃어버린다는 일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새롭게 페이스 북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계정을 열었을 때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었던 친구들이 하나 둘 찾아왔고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따스한 마음으로 반겨주었다.

예전에 내가 포스팅했던 글과 사진을 저장해 두었다가 잃었던 친구 찾기를 도와주신 분, 속상함을 함께 나누며 위로해 주신 분들 덕분에 나는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날수 있었다. 작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러 친구들을 통해 잔잔한 감동이 전해졌고 우리의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나도 그런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지만 아직도 내 주변엔 페이스 북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소통한다는 사실과 많은 사람들이 쉽게 들고 나는 곳이다 보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접하게 되는 불편한 만남도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래도 세상엔 훈훈한 마음과 넉넉한 배려로 채워진 온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슬픔을 나누고 행복을 전하는 만남을 어떻게 가꾸어 가느냐 하는건 온전한 우리들만의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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