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신수진(코윈 회원) ㅣ 잃어버린 별

2014-04-0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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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s(별)은 깜깜한 밤하늘을 환하게 비춰주진 않지만 밤하늘을 우러러 보노라면 우리 마음을 뭉클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특히 높은 산위에 올라가서 바라보게 되는 별들은 밤하늘을 유난히 커 보이고 반짝거리며 아름답다. 때로는 Shooting Star(별똥별) 들이 하늘에서 갑자기 소멸되는 모습도 가끔씩 봤던 기억이 있다. 하늘에 있는 별을 딸 수 없듯 우리의 가슴에 밝은 빛을 비추던 잃어버린 별을 되돌릴 수 없어 안타깝다. 오늘은 우리네 인생을 무언의 빛을 비춰주던, 크고 작은 기억들을 남기고간 개인적으로 ‘잃어버린 별’을 잠시 소개하고 싶다.

최근에 내게도 마음 아픈 일이 있었다. 암 투병을 몇년간 했던 약 9년 전 알게 된 친구가 있었다. 매년 특별한 날, 혹은 연중행사 때 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친구들과 이웃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베풀어 줬으며 자상했고 배려가 많은 친구였다. 좋은 남편으로, 자상했던 아버지였으며, 다방면으로 지식이 해박했던 친구였다. 지난 월요일 그 친구가 갑자기 타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이 밀려와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내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뻥 뚫린 느낌이었다. 파도가 몰아쳐서 썰물이 세게 빠져나가면서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 듯한 공허감을 내게 남겨줬다. 나보다도 더욱 슬픔에 빠진 가족을 찾아갔던 날, 오히려 날 위로해주는 가족들의 안부에 말보다 눈물이 앞서버렸다.

장례식은 가족, 친지들이 모여 조용히 치러졌고, 친구인 우리는 장례식에 참석해 좋은 추억을 남기고간 친구를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친분을 맺기도 하고, 어떤 이들과는 그저 스쳐 가기도 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기고 간다’라는 말을 생각해본다. 좋은 사람을 잃어버린 우린 가슴이 아프고 슬프지만, 어쩌면 투병생활을 하던 친구에게는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니 오히려 축복이 아닐까하고 스스로 위로를 해본다. 이 세상을 먼저 떠난 친구처럼, 나도 살고 있는 동안 많은 사람에게 더 베풀고 사랑을 나누며, 작은 별빛처럼 빛을 비추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그 친구는 늘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살아있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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