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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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강한 교회가 하나님 나라 세운다”

2014-04-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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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2.0운동·미셔널 쳐치 등 교회‘성장’아닌‘확산’운동 증가

작지만 건강한 교회, 작지만 강한 교회를 세우는 전략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28일 워싱턴에서 열린다. 세미나 타이틀은 ‘강소(强小)교회 세미나.’
“대형교회나 메가 쳐치는 현대의 세속적 세계관에 의해 제공된 왜곡된 형태”라는 기독교 학자 하워드 스나이더의 지적처럼 본래의 사명을 잃어가고 있는 변질된 교회를 바라보며 우려하는 목회자들이 대상이다.
예배사역연구소를 세워 예배 회복의 방법론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정 목사와 그린스보로연합감리교회의 김태완 목사, 샬롯제일장로교회의 최유찬 목사가 강사로 나선다.
이유정 목사는 “30-40대 중견 목회자나 평신도 그룹 사이에서 큰 교회 목사들의 추락에 환멸을 느끼고 작지만 행복한 교회로 돌아서려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가 워싱턴 한인교계에 교회 개혁의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강소교회 운동은 이름은 다르지만 비슷한 정신과 목적을 가지고 여러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어 교회 성장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에서는 ‘교회 2.0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번지고 있는 새로운 목회 전략 및 시스템 논의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 40대 그룹이 주축인 ‘교회 2.0 운동’은 이미 한국 전 지역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기적으로 모여 성경에 근거한 ‘작지만 사명을 다하는’ 교회를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아무리 준비를 잘해서 교회 개척을 해도 50명 혹은 100명 이상으로 성장시키기 어려운 한계 속에서도 주변 교회들과 무한 경쟁을 해야 하는 모순을 과감히 깨트리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성도 숫자가 많아지고 재정이 늘어나면 좋은 것이라는 전통적인 교회 성장론을 배격하고 ‘스스로 일정 규모에서 성장을 자제해’ 함께 커뮤니티를 선교 및 섬김의 대상으로 삼자는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다.
교회 2.0 운동을 시작한 목회자 가운데 한명인 이진오 목사(더함공동체)의 경우 지난해 성도가 100명을 웃도는 수준의 크기였는데 과감히 30-40명을 파송해 새로운 교회를 개척시켰다. 보다 효과적으로 지역사회를 전도하고 섬기기 위한 목회자의 과감하고 자기 희생적인 결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교회2.0운동에 참여하는 목사들은 교회 확산 정신을 공유하기 때문에 교회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벗어날 수 있고 지역 목회자들과 나누고 협력하면서 보다 큰 목회, 보다 큰 하나님 나라 건설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미 남침례교단이 최근 시도하고 있는 ‘CLD’ 프로그램, 빌립보교회(송영선 목사)가 다음달 5일부터 나흘간 주최하는 미셔널 쳐치 세미나도 같은 맥락과 개념의 교회 확산 운동이다.
공룡처럼 커지는 게 목표가 아닌 ‘함께 하는 목회’ ‘같이 세우는 하나님 나라’의 정신을 실현하자는 목적이다. CLD의 경우 목회자 뿐 아니라 평신도라도 직장에서, 마을에서 기회가 주어지면 리더십을 발휘해 교회를 세울 수 있고 작게는 10-20명에서 30-40명의 교회를 세워 이끌어 간다. 평신도가 이끄는 교회라 해도 본질에 충실한다면 훌륭한 교회로 여긴다. 전통 교회관에 익숙한 목회자나 평신도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우나 전도와 선교가 벽에 부딪친 교단들이 성경을 다시 보면서 깨닫게 된 진리들이다.
작은교회가 함께 존재하지 않으면 건강한 하나님 나라를 세울 수 없다는 생각에 의도적으로 주변의 미약한 교회들을 돕는 ‘작은 교회 살리기 운동’도 같은 맥락의 사역이다.
이와 함께 이유정 목사처럼 작은 교회가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예배 시스템 개발에 힘쓰는 단체들이 늘어나고 각종 첨단 통신 기기 등의 발달로 숫자와 재정이 곧 힘이라고 생각하는 세상 기업 논리를 뒤집는 교회 확산 운동은 계속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소교회 세미나’ 강사인 김태완 목사는 에모리 대학병원 원목을 지냈으며 최유찬 목사는 한국에서 온누리교회 예배 및 행정을 담당했다.
세미나 등록은 18일까지 50달러이며, 이후는 60달러, 당일은 70달러. 핸드아웃과 간단한 런치가 제공된다.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나 장소는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문의 (703)731-8516
그레이스 장 행정간사
wmiusa@gmail.com
등록 wmius.blog.me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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