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윤지서 l 내 마음의 봄

2014-03-31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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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다. 작년부터 세운 계획이지만 내겐 ‘몸도 마음도 멋있게 나이 들기’라는 야무진 계획이 하나 있다. 적절한 운동과 다이어트는 필수이며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는 연습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보니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자연스레 떠오르는 일상의 반복처럼 계속된다. 어디선가 주워들은 “아자아자” 라는 말도 외쳐 가며 열심을 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적은 내 안에 있다’ 라는 말이 무척이나 실감난다. “오늘 하루쯤이야……” 하는 마음을 다잡기엔 더 많은 채찍질이 필요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용기와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칠 줄 모르는 식욕과 맞서 싸우느라 냉장고 문에 비키니를 입은 모델사진도 붙여놓았으며, 즐겁게 운동하겠다는 마음으로 딸이 입다 놔둔 무릎 나온 바지와 남편이 입던 목 늘어난 티셔츠를 주워 입고 운동하던 과거사(?)도 말끔히 청산했다. 내 마음을 스스로 세뇌시키고 무장하기 위함이다. 화사한 운동복과 리듬을 타는 경쾌한 음악을 준비하고 혹시나 나약해질까 싶어 헬스클럽도 일 년치를 한꺼번에 등록해가며 결심을 다잡았다.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은 우리 모두의 관심사이다. 하지만 얼마나 오래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사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알듯 건강을 위한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못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용기와 꾸준한 실천이 필요할 뿐이다. 어느새 뒷마당에 초록색 물이 번져나고, 겨우네 비어 있었던 처마 밑의 둥지엔 지난 가을 이사갔던 새들이 다시 돌아올 것만 같은 그런 날이다. 지난 겨울을 버티고 살짝 고개를 내민 잡초가 내 눈길을 끈다. 나른한 오후, 이끌리는 내 마음을 따라 길 모퉁이 어디쯤을 머물고 있는 봄에게 손을 내민다. 작년 그맘때도 똑같은 맘으로 세웠을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며 내 맘뿐만 아니라 몸에도 찾아올 봄날을 위해 오늘도 화이팅을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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