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샌프란시스코 지역 회장
3월26일이면 천안함이 격침된지 4년이다. 바쁜 이민생활로분주하게 지내면서 그때유가족들의 오열하는 모습과 처참하게 파괴된 함선을 보면서 느꼈던 분노와 슬픔이 다소 흐릿해졌지만 아들을 잃은 부모, 사랑하는 가장을 잃은 아내와 자식들은 그동안 하루도 그들을 잊고 지나간 날이 없었을 것을생각하면 송구스런 마음이다.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칠흑같이 어두운 밤 우리의 영해를 지키기 위해 백령 인근 영해를 정찰 항해를 하고 있던 중에 그렇게 불시에 공격 당할 줄을. 순식간에 함선은 두 동강이가 나고, 선실에는 물이 밀려들고, 급하게 상부에 상황보고를하랴, 마지막까지 전우를 구하랴, 차가운 바닷물에서 탈출하랴…… 그 안타까운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마지막 순간에 그들의 뇌리에는 사랑하는 부모 형제, 아내와 자식, 그리고 정든고향의 전경이 떠올랐을 것이다.
나중에 신문에 보도된 전몰용사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나는 그들이 어릴 적 학교에서 위문편지를 쓸 때 막연히 그려보던 ‘국군장병 아저씨’들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군 복무를마치면 새사람이 되어 효도 하겠다던 사람, 가정 형편상 진학을 포기하고 조기입대 한 사람,등록금 마련이 어려워 재학중입대한 사람, 곧 제대하고 결혼하려던 사람, 여자친구와 만날 기대감으로 다음 휴가날짜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 그들은 모두 평범한 우리의 아들이고, 동생이고, 조카들이었다. 만약 그때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면 이들은 지금쯤 모두 학교로, 가정으로, 직장으로 되돌아와서 각분야에서마음껏 원대한 뜻을 펼치고 있을 터인데…그런데 지금 부모와 가족들의 가슴에 메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대전 국립묘지에서,그리고 일부는 육신마저도 돌아오지 못하고 차가운 바다 밑에서 영면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46명의 꽃다운 청춘들의목숨을 앗아간 세력들에 대해끝없는 분노가 솟구쳐 오르는것을 주체할 수 없다.
그대들을 공격했던 어뢰가결국에는 도발을 기획하고 지시하고 감행했던 불의한 자들에게 되돌아가 스스로의 멸망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한 지인은 인근 교민으로부터 ‘천안함은 미 해군잠수함의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화를 받았다며개탄했는데, 내부에서는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하면서 대외적으로는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북한정권 추종자들이 우리 곁에까지 와 있다는 느낌이 들어 더욱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력을 키우고 안보태세를 더욱 강화하여 누구도 한치의 영토도 한사람의 귀중한 생명도 감히 넘볼 수 없게 해야 한다.
이제 샌프란시스코만에 봄기운이 가득하고, 아마 한국에도지금쯤이면 개나리 진달래가흐드러지게 피어날 것이다. 꽃피는 봄날을 맞아 꽃같이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그대들의 영정 앞에 삼가 명복을 빈다.
그리고 우리는 당신들의 소중한 희생과 충성심이 헛되지않도록 사악한 북한정권을 축출하고 반드시 평화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