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바이러스를 옮기는 사람
2014-03-19 (수)
김재억 목사, 라티노 봉사 10주년 에세이집 발간굿스푼선교회 10주년을 맞아 김재억 목사(사진)가 선교 에세이 ‘아름다운 나눔 굿스푼 이야기’를 펴냈다. 화사하고 예쁜 커버 안을 들여다보면 더 예쁜 이야기들이 가득 차 있다.
새벽부터 찬바람 맞으며 라티노 친구들과 부대끼는 사람이 언제 이런 글들을 쓸 수 있었을까?
줄거리를 준비하고, 적절한 단어를 찾고, 문장을 다듬으려는 노력만 가지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의 삶과 영혼에서 샘솟듯 터져 나오는 감격과 기쁨, 아픔과 고민들을 툭툭 털어내는 순진한 습관과 치열한 현장 한 복판에서도 뜻밖의 보석(serendipity)을 찾아내고 번뜩이는 지혜를 가미해 구슬로 꿰는 능력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그리고 김 목사는 이 책에서 라티노 친구들을 섬김의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커뮤니티에서 함께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이웃으로 정중히 초대한다. 출신지가 다르고, 나이가 다르고, 살아온 배경이 다른 라티노 형제(굿스푼은 주로 남성 일일 노동자들과 접촉한다)들의 문화와 언어, 독특한 식습관들이 김 목사가 엮어내는 스토리의 재료들이다.
1부에서 굿스푼의 역사를 서술한 뒤 2부는 라티노들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굿스푼이 3년간 보살폈던 과테말떼꼬 바실리오(33세) 형제가 지난 연말 이민세관(ICE) 경찰에 연행되었다. 현재 펜실베니아 모처에 있는 감옥에 수감되었고 3개월 후에 과테말라 본국으로 강제 추방되는 절차를 밝고 있다. 그는 도시빈민들을 초청해 성탄절 큰 잔치를 떠들썩하게 치른 다음날인 12월26일 오후, 애난데일 236 도로변에 있는 CVS 근처에서 불심검문을 받았다. 지문 조회 결과 그는 이미 지난해 10월 까르똥 아마릴요(노란색 경고 티켓)를 받은 요주의 인물이었다. 알코올 중독 상태에서 도심지 배회, 무단 횡단, 은행 소유가 된 집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거주하다 페어팩스 경찰에 몇 번 연행되기도 했다(레드 카드를 받고 떠난 사람.)”
김 목사의 따뜻한 마음은 이제 다시 만나기 어려운 사람이라도 정확히 이름을 기억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코털 호세, 과테말라 아마띠뜰란이 고향인 싼띠아고 뚜치, 엘살바돌에서 온 토니... 김 목사가 부르면 고향집 친구 같이 들린다.
워싱턴에 있을 때 자주 가족들과 굿스푼을 들렀다는 임기모 자마이카 대사는 추천사에서 “김 목사가 세속의 짐이 가벼운 민들레 홀씨 같다”고 말했다. 바람에 훌훌 날아다녀도 어디에서든 끈질기게 생명을 피어내는 민들레. 임 대사는 “백 마디 전도보다 믿는 자의 선한 삶이 가장 바람직한 선교”라고도 했다.
남미에서 10년을 선교사로 있으며 얻은 지식으로 소개하는 라틴 문화, 김 목사와 매주 팀워크를 이루는 한인들의 겸손한 봉사도 흥미로운 읽을거리요 감동의 일화들이다.
김 목사는 “예수의 사람답게 바울 사도처럼 복음의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사명자로 살고 싶다”는 말로 굿스푼의 지난 10년, 앞으로의 10년을 설명했다.
예영 커뮤니케이션 간.
문의 (703)622-2559
<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