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신수진 ㅣ 동계올림픽 & 승자들
2014-02-28 (금) 12:00:00
요즘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각국 수많은 사람들이 난리였다. 동계올림픽뿐만 아니라 하계 올림픽 기간에도 늦은밤이 깊도록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경청을 한다. 수면 부족으로 다음날 피곤한 육신을 간신히 유지하며, 주어진 일과 삶에 조금의 후유증이 있을지언정 일단 2-3주간은 열렬한 스포츠 팬이 되어버린다. 각 종목의 운동선수들이 4년마다 모여 실력발휘를 하는 모습은 참 멋지다! 그들은 그야말로 “최상 중의 최상”의 자질을 갖춘 세계적인 선수들이다.
오랜 세월동안 갈고 닦은 기량의 결과 또는 대가는 금 은 동메달로 결정되는데 때로 평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노메달 또는 패자의 씁쓸한 잔을 맛보는 선수들도 있다. 그들이 미끄러지고, 넘어져서 4년동안 피땀을 흘리며 갈고닦은 기량의 1/10도 발휘하지 못했을 때…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던 금메달-올림픽 순간은 마치 부서지는 파도가 물거품만 남긴 채 사라지듯, 그들의 기대와 환상도 한순간 사라진다. 축 늘어진 어깨를 추스리며 퇴장하는 모습을 볼 때면 내마음도 그들처럼 안타깝고 짠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흥미롭고 “와!” 하고 환성을 지르게 하는 것은 전혀 예상치 않았던 신인 선수들이 예상을 뒤엎고 그야말로 “젖먹던 힘을 다해” 두려움없이 돌진하여 영광의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될 때, 또하나의 역사가 펼쳐지고 새로운 감동이 심금을 울린다.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두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들의 실력발휘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내면에서 새로운 열정이 샘물 솟아오르듯 신경계와 근육들이 꿈틀거리며 “나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용기를 일으킨다. 운동선수로 많은 시합에 참가했을 때는 실제 경기를 하느라 “이겨야 한다”는 목표 한가지에 몰두해서 승부 외 다른 면은 알지도, 볼 줄 아는 견해도, 남의 입장을 이해하지도 못했었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직장, 사회생활, 대인관계를 통해서 배우고 느낀 점이 있다면 인생이란 “꼭 승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보다 늘 겸손과 겸양을 갖추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할 줄 아는 자가 승자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어찌됐든 모든 운동선수들에게 힘찬 박수와 존경, 그리고 흐믓한 미소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