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윤지서 l 아빠 어디가? 뉴질랜드 편을 보고

2014-02-1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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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마 전부터 재미있게 보고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익숙한 생활에서 벗어나 엄마 없이 아빠와 아이가 하룻동안 여행을 하는 내용이다. 회가 거듭될수록 시골 구석 구석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함께 아이 눈높이에서 함께 노력하는 서툰 아빠들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과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어느 회에선가는 오지 마을을 벗어나 뉴질랜드 가정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특집으로 꾸며져 나처럼 안방에서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섬 나라와 몇몇 가정의 꾸밈없는 일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두 편으로 나눠져 방영되는 해외 홈 스테이 편을 보다가 나는,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의사소통의 불편함과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순수한 표현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밀어붙이기 식의 애정 라인을 만들어 나가는 어른들의 행동이 현지 가족들에게는 어떻게 비춰 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잘생긴 한 아이만을 극찬하기 이전에 그 옆에 있던 또래 아이의 장점도 함께 언급이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가족 일원 모두에게 좋은 추억 거리를 만들어 가는 게 취지라면 열린 마음으로 한국 가정을 받아주었던 현지 가족들 모두에게도 값진 추억 거리가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내가 사는 동네가 주립 대학이 있는 곳이다 보니 다른 문화권의 동양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요즘 들어 부쩍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보인다. 그럴때면,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통한 간접 경험으로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아가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위상이 재조명되는 듯하여 한껏 기분이 좋아진다. 옛날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수준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으니 정말이지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지구촌 안방까지도 빛의 속도로 전해지는 많은 프로그램들… 제작진 이하 방송이 나오기까지 수고한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맘이 마음속에 가득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세심한 배려로 만들어 가는 좋은 방송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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