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김미정 ㅣ Breaking Bad

2014-01-2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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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ing Bad는 빈스 길리건이 제작하고 AMC 채널에서 방영된 미국의 범죄 드라마이다. 2008년 1월에 시작해서 2013년 9월까지 총 5시즌에 걸쳐 54회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10번이나 에이미 수상하고 주인공 월터 화이트를 맡은 브라이언 크랜스톤과 그의 제자이자 동료인 제시 핑크만 역을 맡은 애론 폴, 그 외 나온 모든 스태프를 순식간에 스타덤으로 올려놓았다.

평범한 미국 가정의 가장이자 고등학교 화학 선생님인 월터는 어느 날 폐암 판정을 받게 된다. 칼텍을 졸업한 천재적인 재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놓쳐서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월터는 장애인 아들과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아내가 임신 중인 늦둥이 딸의 미래를 위한다는 전제로 우연히 마주친 제자인 제시 핑크만과 함께 화학에 관한 지식을 이용해 최상품의 마약을 제조하게 된다. 그 후 마약과 연결된 살인과 음모, 아내와의 갈등,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자신의 존재 확인 욕구로 인한 무리수가 이어지면서 드라마는 파장으로 전개된다.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지난 몇 주간 가족들과 함께 이 드라마에서 던져주는 이슈에 관한 토론을 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중 특히 기억나는 대화는 선택에 대한 문제이다. 드라마에서 극적으로 표현되기는 했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는 선택에 대한 정당성을 나 자신이 아니라 남에게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결과가 만족하게 나오지 않을 때 숨을 구멍 하나쯤은 만들어 놓으려는 자기 방어기제가 자신도 모르게 발동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장 폴 사르트르의 Life is C between B and D, 즉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라는 명언이 생각난다. 살면서 끊임없이 우리 앞에 던져지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선택하고 버리는지는 궁극적으로 우리 삶의 질을 바꾸어 줄 것이며 주위의 삶 또한 그와 같을 것이다. 좋은 선택을 위해서 끊임없이 주위를 돌아보고 훈련해 나가며 또한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하여 마음을 열고 스스로 책임을 지는 아름다운 인생이 되도록 선택의 순간에 가끔은 멈춰 서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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