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 추징금·임대 비율 등 꼼꼼히 에스크로 때 서류 검토 후 결정 관리 비용·인상 폭도 중요한 문제
주택 구입자 중 약 25%는‘주택 소유주협회’(HOA)에 소속된 주택을 구입한다. 주택 건설업체가 대규모 주택단지 개발 때 분양 후 단지를 관리할 목적으로 설립하는 일종의 조합이나 법인이 HOA다. HOA에 소속된 주택 구입자는 HOA 회원에 의무적으로 가입돼 단지 관리와 관련된 기본적인 투표권 등을 부여 받는다.
반면 일종의 관리비인 HOA 비용을 매달 납부해야 하고 HOA에서 결정된 규정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가 따른다. 효율적인 단지 관리가 HOA의 설립 목적이긴 하지만 때로는 HOA가 없는 편이 나은 경우도 있다. HOA 비용이 턱없이 높아져 주택 소유주들에게 부담이 되거나 관리업체의 부실로 단지 내 시설들의 관리가 오히려 엉망인 경우가 그렇다. 또 일부 HOA 규정은 단지 모든 주택 소유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어 항상 불만이 따르기도 한다. HOA에 소속된 주택 구입 전 점검사항을 알아본다.
■구입 전 HOA 서류 꼼꼼히 점검
대부분의 콘도미니엄이나 타운하우스 단지가 HOA의 관리를 받는다. 주택 건설업체가 대량으로 지어 분양하는 단독주택의 경우 최근에는 HOA가 설립된 경우가 많다.
HOA의 관리를 받는 주택을 매매할 때 판매자 측은 구입자 측에 에스크로 기간에 HOA 관련 서류를 전달할 의무가 있다. 구입자 측 역시 전달된 HOA 서류를 검토해 향후에 문제될 것이 있는지 살피고 주택 구입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주택매매 때 HOA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는 바이어는 실제로 거의 드물다. 우선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서류량에 기가 죽어 한 페이지조차 읽어 내려가기 쉽지 않다. 일부는 에이전트에게 서류검토를 의뢰하기도 하지만 검토에 대한 책임은 엄연히 바이어 측에 있다.
HOA 서류 검토와 관련문제가 발생해도 에이전트 측에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이어가 직접 검토하는 것이 권고된다.
HOA 서류에는 흔히 ‘CC&R’(Covenants, Conditions & Restrictions)로 불리는 단지 내 규정 관련서류와 HOA의 최근 예산 및 지출 내역이 기록된 재정관련 서류, 최근 회의에서 다뤄진 안건 관련서류 등이 주 서류항목이다. 이들 서류를 꼼꼼히 검토해야 주택 구입 후 발생하게 될 여러 불상사를 미리 막을 수 있다.
■난데없는 ‘특별 추징금’ 폭탄
질로우닷컴 블로그에 따르면 한 부부는 에스크로 마감 3일 뒤에 HOA 측으로부터 난데없는 특별 추징금 징수 결정을 접하고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콘도미니엄을 구입한 부부는 건물에서 발견된 결함을 수리하기 위한 비용으로 약 85만달러가 필요해 해당 건물의 유닛 당 약 7,500달러의 추징금을 특별 징수하겠다는 결정을 구입 후 처음 열린 회의에 참석했다가 전해 듣게 됐다.
특별 추징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은 HOA 서류 중 최근 다뤄진 회의 안건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었지만 부부는 서류 검토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관련 내용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했던 것.
HOA의 특별 추징금 사례는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일로 HOA에 소속된 주택 구입 때 바이어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HOA의 적립 예산이 충분하지 않거나 단지가 개발된 지 오래돼 여러 시설들이 낙후된 경우 특별 추징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주택 구입 전 HOA 서류를 세심하게 검토해야 난데없는 ‘추징금 폭탄’을 감지할 수 있다.
■투자용 구입했는데 ‘임대 불가’
한 여성은 여윳돈을 활용, 구입 후 임대할 목적으로 비교적 소액의 콘도미니엄을 구입했다가 1년 만에 차압당하는 낭패를 봤다.
질로우닷컴의 블로그에 따르면 이 여성은 HOA의 규정 중 단지 내 임대주택 비율과 관련된 사항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가 이같은 봉변을 당한 것.
약 10만달러 규모의 콘도를 구입하면서 여성은 2만달러를 계약금으로 걸고 들뜬 마음으로 에스크로를 마쳤다. 그러나 HOA 측이 여성의 주택임대 계획을 제지하면서부터 투자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해당 HOA 규정에는 단지 내 주택 중 임대주택이 일정 비율이 넘으면 나머지 주택은 임대할 수 없다는 규정을 분명히 두고 있었다.
여성이 콘도를 구입한 단지의 임대주택 비율은 이미 규정 비율을 넘어섰기 때문에 기존 임대주택에 다시 집주인 들어와 살면서 임대주택 비율이 낮아지기 전에는 임대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결국 이 여성은 임대불가 주택을 투자용으로 구입했다가 1년 만에 차압당해야 하는 쓴맛만 보고 말았다.
투자 목적으로 HOA 소속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이처럼 임대주택과 관련된 규정을 반드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류검토를 통해서 알아볼 수도 있고HOA나 주택관리 업체에 연락해 해당 규정과 현재 임대주택 비율 현황 등을 간단히 문의해 본 후 주택 구입에 나설 수 있다.
■소형차만 주차 가능
일부 콘도미니엄 단지의 경우 주차공간이 협소해 주차와 관련된 주민들 간의 불평과 소음이 항상 끊이지 않는다.
불평 해소를 위해 각 콘도 유닛마다 지정된 주차공간이 있지만 이를 몰랐던 방문자의 차량이 순식간에 견인되는 부작용도 많다.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고객의 콘도를 방문했다가 불과 10분 만에 차량이 견인되는 불상사를 경험했다.
고객의 콘도 유닛에 지정된 주차공간에 주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보지 못하던 차량이라고 여긴 주민 중 한 명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HOA 측에 연락해 차량을 견인해 간 것.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