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2013-10-15 (화) 12:00:00
방이 두 개쯤 달린
작은 집이면 되겠지요
꽃도 피고 바람도 불고
겨울이면 눈도 하얗게 내리는
앞뜰에는 늘 밝은 등불이 켜있고
명절이면 이웃들이 문을 두드리고
우체통에는 배달부 아저씨가
기다리던 우편물을 넣고가면 되겠지요
가끔 아이들에게서 전화가 오고
늙어가는 우리 얼굴에 아프지 않은
옅은 주름만 조금씩 늘어가는 집
시꺼먼 구름이 몰아쳐서
하늘에서 비가 쏟아져도
지붕이 새지 않는 집이면 되겠지요
돋보기를 쓴 아내를 도와
젖은 접시도 닦아주고
아픈 어깨도 서로 만져주는
깨끗한 부엌이 있는 작은 집
어여쁜 파란 새들이
창문가에 와서 재잘거리고
저무는 해도 잠시 쉬어가는 뒤뜰,
송사리도 두꺼비도 사이좋게 사는
물방울 펑펑 터뜨리는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집,
작은 우리 집이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