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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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웨체스터 해리슨 고교 9학년 김정우 군

2013-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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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미 담은 건축 내손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의 미를 건축에 담아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전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어요“

웨체스터 해리슨 고등학교 9학년에 재학 중인 김정우(14·미국명 윌리엄) 군의 꿈은 한국 전통양식이 가미된 빌딩을 디자인하는 건축가가 되는 것이다. 김 군은 교내 ‘인터내셔널 클럽’에서 활동하던 중학교 시절 ‘세계역사 연구 발표 시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대첩’을 전교생에게 소개한 뒤 친구들 사이에는 한국문화 전도사로 통하고 있다.

파란 눈의 학교 친구들은 김 군의 ‘프리젠테이션’ 덕분에 세계 해전역사에 최고의 전투를 치른 ‘동방의 영웅’을 비로소 알게 됐다며 열광했다. 지금도 한국 역사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교사와 교우들은 어김없이 김 군을 찾을 정도다.


미국에서 태어난 2세인 김군이 한국 역사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대조영’과 같은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며 역사공부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또래의 친구들이 만화 캐릭터 모으기에 열광할 때 ‘이순신’, ‘강감찬’ 등과 같은 위인들의 전기를 탐독하고, 자료를 스크랩하는 것이 취미였다.

이런 김군에게 2년 전에 부모와 함께 떠났던 한국 여행은 앞으로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을 깨닫게 된 일대 사건(?)이었다. 여행 중 경험했던 ‘골굴사’ 템플 스테이 프로그램은 한국 건축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려주었다. ‘기암괴석’과 목조건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한국 유일의 석굴 사원인 골굴사의 정경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곧 세계적인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건축가’의 꿈을 싹트게 해줬다고.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대한 재능도 남달랐다. 걸어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크레용과 색연필을 거머쥐고 ‘집’과 ‘나무’를 그렸다. 초등학교 시절 수업시간에 그렸던 그림이 담임교사의 눈에 뛰어 ‘해리슨 도서관’과 ‘커네티컷 브로스 뮤지엄 도서관’에 전시되기도 했으며 현재도 각종 교내 미술대회 입상은 도맡아 놓고 있다.

태권도 실력도 출중하다. 6세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한 김군은 올 7월 한국에서 치러진 ‘무주 세계 태권도 엑스포대회’ 품세부문에서 수백 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며 진정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곧 ‘주니어 2’단 진급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코리아 태권도’의 정식 시범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광복절에는 맨하탄 타임스 스퀘어 한복판에서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힘찬 발차기를 선보였다. 그때의 벅찬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단다.

한국인 특유의 강한 정신력은 교내 ‘크로스컨트리’ 팀 대표로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다. 매일 거친 산길로 이어지는 3마일 이상의 마라톤 코스를 가쁜 하게 뛰어다닌다. 체력이 건강해야 뭐든지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투철하다.
학업성적은 항상 평균 90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즐겁게 임하고 있다는 김군은 아이비리그의 명문 다트머스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무한한 자긍심을 가지고 스스로 한국인임을 행복하게 생각한다는 김 군은 약사로 일하는 아버지 김태성씨와 여행사를 운영하는 어머니 김현희씨의 1남1녀 중 둘째이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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