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서기영 ㅣ 매일 볼 수 있다는 것(I Can See Every Day …)
2013-09-24 (화) 12:00:00
월요일 아침, 여행용 가방을 트렁크에 싣고 큰 아들을 차에 태우고 아들의 학교로 향하는데 내 마음이 왜 그리 아쉽고 짠하던지……아들은 한 주간 동안 학교에서 가는 캠프를 가는 길이었다. 미국에 와 아들과 이렇게 긴 시간을 떨어져 지내는 것이 처음이라 더 아쉬움을 크게 느꼈다. 학교 앞에서 아들과 다른 아이들이 준비를 마치고 스쿨버스를 타기까지 한 시간 가량을 찬 버클리의 아침 바람을 맞으며 미국 아줌마, 아저씨들 사이에서 기다렸다. 버스가 출발하자 몇몇 부모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짠한 마음을 가지고 혼자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였다.
사랑하는 아들과 가족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 큰 축복이며 기쁨이란 것을…… 큰 아들이 없는 한 주간동안 조금의 시간적 여유는 나에게 주어질 수 있을지 몰라도 매일 아들을 보지 못하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마음속에 가득하였다. 그렇다 매일 아침 눈을 떠 가족을 만나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가 그리고 주변에 매일 만나는 사람들도 얼마나 소중한가 그들 속에서 나는 삶을 살아가고 인생을 배워간다. 그들을 매일 볼 수 없다면……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것이 내 인생에 주어진 특권이란 것을…… 그날 아침도 바다 건너에는 안개 속에 우뚝 서있는 멋진 샌프란시스코가 한눈에 보였고, 떠오르는 태양의 빛을 받으며 금문교는 그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었다. 일년에 수많은 사람들이 국내외에서 이 이스트 베이 지역의 아름다움을 보려고 시간과 돈을 투자해가며 관광을 온다.
생각해보니 난 이런 멋진 풍경을 여기에서 산다는 이유로 덤으로 매일 보며 살고 있었다. 얼마나 큰 특권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를 그리고 얼마나 감사한 삶인지를 잊고 살고 있었다. 아들은 5일간의 캠프를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늘 아침도 엄마를 부르며 나의 앞에 선다. 난 오늘도 아들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데 버클리의 쌀쌀한 아침 공기가 나를 맞는다. 난 오늘도 멋진 자연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다. “그대가 내 눈앞에 있을 때 나의 삶은 희망입니다.” 용혜원님 시의 한 구절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매일 볼 수 있고 삶의 자리인 아름다움 자연을 매일 볼 수 있기에 나의 삶은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