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캐티 리 ㅣ 임기응변(臨機應變)

2013-09-1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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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웃지 못할 일들을 접하기도 하고 가끔, 우리 자신이 그런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때에 따라 위트와 재치를 발휘하는 것은 삶에 원동력과 활력소가 되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도 하는데 임기응변으로 운좋게 위기를 모면하는 경우도 있다. 더군다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재치있게 상황 판단을 하여 상대를 즐겁게 만들어 준다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으리라.

나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직장에서 상해를 입은 환자를 만나 건강회복에 관한 상담을 한다. 그날도 여느날처럼 환자를 만나 대화를 하는데 그 환자분이 자기의 재미난 임기응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그분은 급하게 차를 주차하고 의사를 만나러 약속장소에 가야 하는데 그날은 유난히도 주차장에 빈 주차공간이 없어서 몇 바퀴를 돌다가 할 수 없이 휠체어 공간에 차를 세우고 차밖으로 나오려던 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 교통경찰관이 그의 차로 다가오더란다. 그때 그는 자신도 모르게, 차에서 내려와 다리를 일부러 절며 걸었다고 한다. 그 광경을 본 경찰관은 그를 불러세우고는 ‘Good job’ 이라고 하면서 다시는 휠체어 자리에 주차하지 말라고 훈계만 하고 티켓없이 그냥 보내주었다고 한다.

나는 Celine Dion이란 가수를 좋아하는데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반복해서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그녀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높은 구두를 신고 오랫동안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다 보면 간혹 발이 많이 아플 때가 있는데 진정 참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구두를 벗어 버리고 맨발로 노래를 계속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관중들은 이같은 돌발상황을 이미 프로가수의 의도된 하나의 무대 제스처로 보고 더욱 더 큰 박수를 쳐주더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에 봉착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위트와 재치를 살려가면서 매사를 부정적 시각보다는 긍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어쩔 수 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위기상황을 벗어나려면 간혹 남에게 또한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는 착한 임기응변을 좋은 의미로 사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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