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정화 칼럼] Your Treasure? / 당신의 보물은?

2013-09-0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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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where your treasure is, there alsowill your heart be.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 또한 있기 때문이니라.

마음 가는 곳에 기(氣)가 따른다지요.


Where your attention goes your energyflows. 기(氣) 가는 곳에 념(念)이 따릅니다. Attention goes where energy flows. 마음과 에너지의 공시성(共時性)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훌륭한 표현들입니다. 더욱잘라 말하자면 곧 심외무물(心外無物)이라! 마음 밖에 따로 물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초월적 진리의 형이하적 표현이바로‘ 마음 가는 데 기(氣) 따른다’는 말씀입니다.

내 마음이 가는 그 곳에 / 너무나도 그리운 사람 / 갈 수 없는 먼 곳이기에 / 그리움만 더하는 사람 / 코스모스 길을 따라서 / 끝이 없이 생각할 때에 / 보고싶어 가고싶어서 / 슬퍼지는 내마음이여 /김추자도 부르고 장현도 부르고 저 또한 수없이 부른 노래 미’ 련.’ 신중현 음악의 백미라 느끼고 부르는 노래 ‘미련’의첫 소절이 얼마나 훌륭합니까?"내 마음이 가는 그 곳에"라는 말 속엔, 나 스스로 어떻게 통제할 수 없는,마음이 저절로 알아서 가는 ‘그 곳’이란은밀함이 배어 있습니다. 사실, 뜻대로되지 않는 게 사람 생각입니다. 자기 의지대로 생각한다고 생각하지만 절대로그게 아닙니다. 사람 마음은 ‘마음의 진짜 주인공’을 잊고 사방으로 날뛰며 나무 사이를 바삐 오가는 원숭이처럼 제멋대로 움직입니다. 마음 속 원숭이는늘 천방지축 오직 ‘바나나’를 향해 질주하고 질주합니다. 그리고, 우리들 마음또한 우리가 정한 ‘보물’이란 바나나를향해 늘 바삐 움직이는 중입니다.

For where your treasure is, there alsowill your heart be.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 또한 있기 때문이니라.

내가 좋아하는 게 있는 곳으로 내 마음이 갑니다. 좋은 사람, 좋은 물건, 그게모두입니다. 사람과 물건, 사람들이 구하고 찾는 건 오직 이 둘 뿐입니다. 사람들관계 속에서 사랑받고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좋은 물건들로 치장하기를 바랍니다. 좋은 물건이 좋은 사람에게 가까이 가는 최상의 방법이라는 거대한 착각을 부추기는 게 현대 사회입니다. 소박한 살림과 질박한 관계가거의 말세 수준인 게 21세기 지구촌 살림의 실상입니다. 사람과 세상의 부대낌을 멀리하며 살려 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돌아가는 수순에 따라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을 체험할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합니다. 탐내고 화내며 어리석은삶을 살게하는 여러가지 크고 작은 사건들이 즐비한 게 인생입니다. 하긴, 그래서 인생이 인생이기도 하죠. 탐진치가 모두 꺼진 ‘빈탕 한데’만 달랑 존재한다면그야말로 무미건조한 인생이 되겠지요.

그렇게, 정해진 수순에 따라, 다만 신비로운 섭리에 따라 펼쳐지는 살림 속에날로 시들고 황폐해진 얼을 추스리기 위해 종종 찾는 게 바로 마태오 복음서 6장입니다.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가지도 못한다.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6:19 - 21]For where your treasure is, there alsowill your heart be.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 또한 있기 때문이니라.

지금 바로 이 순간, 당신이 보’ 물’로 여기는 건 과연 어떤 것들입니까? 성공, 명예, 재물, 행복, 사랑, 평화 ..... 등등. 당신이 지금 보물로 여기는 건 과연 ‘땅의 보물’일까요 아님 ‘하늘의 보물’일까요? 좀과 녹과 도둑이 앗아갈 뿐인 보물에 눈이 멀어, 불생불멸인 ‘하늘의 보물’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산다면 참으로 불쌍한 인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 가운데 중요하게 보인던 보물들은꿈 깨고 나면 그야말로 꿈이요 허깨비요 물거품이요 다만그림자였을 뿐입니다. 꿈 깬 후에도 여전히 보’ 물’이려면 적어도 생노병사 쯤은 거뜬히 초월한 ‘하늘의 보물’이어야 합니다.

생사윤회에 걸림이 없고, 오기 전과 간후가 모두 여유로운 경지의 보물이 진정한 보물입니다. 사실, 그런 보물은 이미 ‘보물’이 아닙니다. 사람 마음으로 헤아리는 그런 보물이 아니지요. 그러다 ..... 어느 순간, 어느 준비된 순간 ..... 홀연 보" 물은 보물이다"라고 진하게 느껴지는 그런보물, 그게 바로 ‘하늘 보물’일 것입니다.

오늘 이 순간, 당신의 보물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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