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녹슬지 않는 삶

2013-08-2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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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자 / 워싱턴 두란노문학회

4년 전쯤, 내게 갑자기 찾아온 질병으로 신체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쪽 발은 수술을 받아 발을 땅에 디딜수가 없었고, 한쪽 발은 갑자기 통풍이 찾아와 발이 벌겋게 부어올라 발을 디딜 수가 없는 상태에서 한 달 반동안을 두 다리를 쓰지 못하고 누워있었다. 그때 나에게찾아온 고통은 말로 다 할수 없을 정도로 좌절감뿐이었다. 이층에 있는 침실에도못 올라가고 간이침대를 사다가 아래층, 패밀리 룸에 놓고 지냈다. 체크 북이나 기타사무용품은 큰 가방에 넣어가지고 내려와서 일을 했지만 심리적인 고통은 말도 못했다.

그때, 나는 두 다리를 또는 두 손을 못 쓰는 장애인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 자신보다도 가족에게 큰 고통을 주는 것 같아 그것이 나를 더 괴롭혔다.

두 발로 힘차게 걸을 수있는 사람은 얼마나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인가 하며 무척부러워했다. 상처란 시간을기다리면 언젠가는 아물게되는 법... 그렇게 나 자신을위로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내가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아직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며 ‘그렇다면 무엇인들 참을 수 있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지금은 걸을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내가 그동안 열심히 닦아온 것이 어떤 것 일까? 여기에는 자신이 평생 전공한 분야도 될 수 있고, 자기의 능력, 자기의 취미, 등등 여러면이 있을 것이다. 나이가 많아지면 마음도, 몸도, 함께늙어가게 마련이다. 이때 인생이 녹슬지 않도록 그동안닦아온 자기 분야를 개발하도록 힘써야 할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는 음악 분야를의미한다. 미국에 와서 자리를 잡으려고 애쓰다 보니 너무 지쳐 있어서, 오랜 동안연습을 게을리 하고 수십 년을 지나고 보니 손가락이 옛날 같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래도 내일 보다오늘이 빠를 테니, 연습을꾸준히 해 보려 한다.

나는 목표를 오래전에 세워 놓았다. 음악을 전공 했으니, 여러 사람들이 즐겁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작곡하여 가르치는 것이 나의 목표다. 누구나 마음이 답답할때, 쉽게 배워서 흥얼거리며부를 수 있는 노래를 뜻한다.

또 한 가지는 글 쓰기다.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기쁨이 되며 희망을 줄 수 있는글을 쓰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우리 나이쯤 되면, 될 수있는 대로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하는데 내게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규칙적으로 매일 걸어야 한다고 결심을 하지만 잘 지키지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좀 더열심을 내야 할 것 같다. 나이는 들어가지만 항상 희망을 놓지 않고, 몸과 마음이살아 부지런히 움직일 때, 우리의 삶이 녹슬지 않고, 항상 반짝이며 빛나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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