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용할 양식 / Our Daily Bread
▶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Give us this day our daily bread."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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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일상을 고요히 마치고 아침 일과를 시작합니다.
주중 아침은 왠지 금새 지나갑니다. 그만큼 정신이 맑은
까닭일까요? 아침 집중이 하얘서 그럴까요? 오후 일상에
비해 훌떡 지나가는 아침 일과. 어느새, 마음에 간단한
점 하나 찍을 점심(點心) 시간입니다.
오늘의 일용할 양식을 받아 먹을 시간입니다.
여름 기운이 화창한 성하(盛夏)의 정오. 한가로운 캠퍼스
벤치 하나가 저만치 나무 그림자 속에서 나를 오라
부릅니다. 딸기 요구르트와 바나나 두 개, 그리고 자연산
피넛버터에 블루베리 잼이 들어간 피제이[PJ] 샌드위치
[a peanut butter and jelly sandwich] 두 조각을
벤치 위에 내려 놓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저희에게 강복하소서." 늘 먹지만, 늘 새로운 기도입니다.
먹을 때마다, 때론 가볍게 때론 무심하게 때론 진지하게
드리는 기도지만, 마음 속 깊은 그곳에선 늘 미상불
고마울 수 밖에 없는 그런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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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 us this day our daily bread."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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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딸기 요구르트가 발린 바나나의 향기 속에
태고의 에덴 동산 모습이 보입니다. 사람의 집단 무의식
속에 각인된 ‘처음 동산’이 입 안의 과일 맛 속에 있습니다.
홀연, 딸기와 바나나 그리고 내 몸이 둘이 아닙니다. 지금
내 몸의 일부가 되는 중인 딸기와 바나나. ‘나’와 과일들을
모두 지어내신 조물주와 ‘나’ 또한 둘이 아니란 느낌도
찰나 속에 머뭅니다.
PJ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며, 혀 위에서 따스하게 녹는
땅콩버터의 맛을 음미합니다. 자주 먹지만, 처음 아주 처음
이 피넛버터란 걸 먹어봤던 그 ‘첫 경험’이 늘 되살아납니다.
국민학교 다니던 어느 날, 학교 앞 노점상 할머니 보자기
속에서 나온 조그만 피넛버터 캔. 미군부대 레이션
박스[a ration box]에서 나온 조그만 땅콩 잼 캔 하나.
그걸 따서 티스푼같은 작은 숫가락으로 처음 맛본 땅콩
잼의 ‘절묘한’ 맛! 왠지 따스한 온도를 전하며 신기하게
혀 위에 녹아 흐르던 그 피넛버터의 ‘첫 경험’이 지금도
늘 PJ를 먹을 때마다 ‘처음처럼’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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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 us this day our daily bread."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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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오물 천천히 씹고 음미하며 ‘주님의 기도’를 외웁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란 짤막한 ‘Jesus Prayer’가 아니면
늘 마음 혀에 달고 사는 ‘주님의 기도’. 간단히 점심(點心)을
하며 ‘주님의 기도’를 외웁니다. 지금, 오늘 저에게 일용할
양식을 이렇게 주셨으니, 제가 지금(至今), 오물오물 씹고
음미하며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주님의 기도’[The Lord’s Prayer] 안엔 7개의 청(請)이
들어 있습니다. ‘주기도문의 7가지 간구(懇求)’라 하던가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흠숭[worship]의 간구가 그 첫번째입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인도[guidance]의 간구가 두번째입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순복[yield]의
간구가 세번째입니다.
네번째 간구는 베푸심[provision], 바로 조금 전 점심하며
드렸던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입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는 다섯번째 용서[forgiveness]의 간구요,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가 여섯번째 승리[victory]의 간구,
그리고 마지막 일곱번째 보호[protection]의 간구가 "악에서
구하소서."입니다. The Seven Petitions in the Lord’s Prayer,
바로 그렇게 일곱개의 간구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게 바로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께서 몸소 드렸던 기도, 그래서
‘주님의’ 기도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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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 us this day our daily bread."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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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오물 음미해보면, ‘주님의 기도’야말로 ‘24시간 영성’을
가능케 하는 기적같은 기도문입니다. 잘 때, 깨어 있을 때,
꿈꿀 때, 그리고 이 세가지 모두를 초월해 있을 때, 그 어느
때에도 ‘늘 이어지는’ 기도를 가능케 하는 ‘주님의 기도’.
7월 훈풍 속 나무 그림자에 드리운 교정의 벤치.
그 위에 앉아 오늘 점심의 “일용할 양식[Our Daily Bread],”
딸기 요구르트와 바나나, 블루베리 잼과 피넛버터를
보리빵에 발라 먹으며, 주님의 기도를 간단없이 외우고
외웁니다. 오늘 내내 ‘일용할 양식’을 먹을 때마다 말입니다.
“Our Father, which art in heaven, hallowed be
thy name ……”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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