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고제니 l 나의 추억 쌓기

2013-07-1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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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공간을 현재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은 미래에 또 다른 추억을 만드는 기쁨이 있다. 오래전 대학 다닐 때 자주 가던 치킨 집이 있었다. 당시에는 우리 한인 대학생들이 다닐 수 있던 곳이 두어군데 밖에 없던 터라 자주 가던 곳이었고 그만큼 과거의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장소다. 주인이 몇번 바뀌고 실내 분위기도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존재하고 있어서 치킨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과 자주 가곤 한다.

지난 주말 치킨이 먹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에 추억의 그 장소로 갔다. 테이블로 안내받아 앉으며 시작되는 나의 기억의 보따리들을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 했다. 옛날에는 말이야.... 하면서 시작되는 엄마의 이야기를 "정말?"이라는 추임새로 받아주며 한참을 웃고 떠드는 사이 인심좋은 주인 아주머니의 에피타이저 서비스도 나오고 어느새 주인 아주머니도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셨다. 추임새 하나가 더 느는 것이다. " 그랬었구나~~" 그러면서 가게의 과거에 대해 많은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난 기억을 더듬으며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옛날이야기를 하시듯 난 할머니가 되어 치킨 집 이야기 보따리를 풀면서 맛있는 치킨을 두배로 맛있게 먹었다. 우리 아이들이 유난히 그 치킨 집을 좋아하는 것이 엄마의 추억 때문이기도 한가 보다. 맛난 음식에 엄마의 추억이 달콤함을 더해준다는 딸 아이의 말, 그냥 하는 말은 아닌 듯하다. 시간이 흐른 뒤 먼훗날 난 같은 장소에 대한 다른 시간대의 또 다른 추억을 가질 것이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한 이 치킨 집의 기억이 또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추억이라는 이름을 하고 나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낼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난 작은 바람이 생겼다.

음식점의 이름과 주인이 몇번 바뀌긴 하였어도 크게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를 반기고 있듯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까지 함께 같은 장소에서 추억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고 싶다는 .... 나의 소중한 추억을 위해 치킨 집의 장수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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