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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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브롱스 사이언스 고교 민석준 군

2013-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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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뗄 수 없는 스피디한 매력에 흠뻑”

▶ 전미주 한인체육대회 금메달 획득 ‘탁구신예’

제17회 캔자스시티 전미주 한인체육대회 탁구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한인 고등학생이 있다. 올 가을 브롱스 사이언스 고교 11학년에 진학하는 민석준(사진·미국명 앤드류)군은 취미로 우연히 시작한 탁구에 매료돼 6년째 훈련을 계속하며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을 거머쥐고 있다.

민군이 탁구를 시작한 것은 2008년 탁구를 치던 사촌의 권유였다. 민군은 “사촌형이 처음 탁구장에 데려갔을 때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지켜보기만 했다. 그러다 한번 탁구를 같이 치게 됐는데 그날로 탁구의 재미에 푹 빠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뒤로 민군은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2~3번씩, 방학에는 거의 매일 탁구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민군의 어머니 김현경씨는 “석준이가 어릴 때 태권도도 시켜보고 수영도 가르쳐봤는데 별로 흥미를 못느껴서 2년 정도 하다 그만두었다”며 “그런데 탁구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좋아서 매일 몇시간씩 연습을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10대 남자 아이들이 집에서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있어 걱정했는데 석준이는 탁구 덕분에 별다른 사춘기 문제없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자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민군은 탁구를 시작한 다음해부터 대회에 출전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9년 뉴저지에서 열린 ‘뉴저지 탁구 오픈’에서 2등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뉴욕 탁구 오픈’, 메릴랜드에서 열린 ‘체서피크 오픈’, 최근 ‘전미주 한인 체육대회’까지 지난 5년간 출전한 경기만 15경기로 경기마다 3위권 안에 들 정도로 실력이 탄탄하다.

탁구를 치면서 어떤 점이 좋았냐는 질문에 민군은 “집중력이 굉장히 좋아졌다. 빠르게 움직이는 공을 정확한 각도에서 쳐야 하기 때문에 공에 늘 집중해야 하고 빠른 판단력도 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탁구를 치면 신체 건강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정신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잡념 없이 한 곳에 집중하면서 건전한 마음을 단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7월에는 LA에서 열리는 ‘US 탁구 오픈’에도 주니어부 선수로 참가한다. 앞으로 프로 선수로서 활동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어릴 때는 잠시 생각해 본적이 있었다. 하지만 탁구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대중화되고 훌륭한 코치들이 많지만 미국에는 훌륭한 탁구 코치를 찾기 어려운 것 같다"며 "직업으로 탁구 선수를 하기까지 실력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탁구에 능한 민군은 수학에 관심이 많다. 어릴 때부터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것이 좋아 수학이 좋아졌다는 민군은 별다른 과외나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브롱스 사이언스 고교에 입학했다. 지난 학기에는 전 과목에서 평균 A점을 받을 만큼 학업 성적도 우수하다. 민군은 앞으로 대학에 가서도 탁구는 계속 치고 싶다며 영원한 탁구 사랑을 내비쳤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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