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한희영 ㅣ 배우고 가르치면 기쁘지 아니한가

2013-06-1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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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한문시간의 주관식답 중에 하나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였다. 그 시대 교육정책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나는 도저히 이 공자의 문구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이해할 수 없던 문장이 요즘은 절절하게 와닿는다. 이번에 가진 재미한국학교협의회 교사연수회에서도 그런 기쁨이 우리를 찾아주었다. 우리 한민족의 5천 년 역사 중에서 가장 어렵고 마음이 아파 열어보고 싶지 않았던 구한말의 역사적 의미와 시대 상황에 관하여 조규태 한성대학교 교수님이 강의해 주셨다. 19세기와 20세기에 걸친 한민족의 불운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확하게 알고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는 강의는 요즘 일본에서 흘러나오는 망언들로 분하던 마음이 추스려지면서 주먹이 불끈 쥐어짐을 느꼈다.

이어진 Chad Yoo 강사의 acculturation process(이중문화적응)에 관한 심리학 강의는 코리아아메리칸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이해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특히 우리 아이들이 한국의 청소년들에 비해 그 스트레스 지수가 훨씬 높다는 통계나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를 다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오해라는 설명 등은 현재 나의 자리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좋은 강의가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예로 들어 설명되는 심리학적 강의는 모두의 공감을 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무사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도 일찍 여의고 불운한 유년기를 보내었던 공자는 어떻게 논어의 처음을 배움의 기쁨으로 시작했을까? 그가 주장한 ‘예(禮)’는 우리 삶의 모든 총체적 사상을 가리킨다. 그런데 그 시작이 배움인 것이다. 이런 배움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공자는 진작 알고 있었던 것이다. ‘참된 한국어교육은 공부하는 교사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협의회 표어처럼 오늘날 공자가 한국학교 교사였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배우고 때로 가르치면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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