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포도
2013-06-04 (화) 12:00:00
눈 더 흐려지고 감정 무뎌지기 전에 명작을 많이 읽어야 겠다 생각하던 중 죤 스타인백의 ‘분노의 포도’를 만났다. 미국 문학사에 남을 걸작으로 196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다.
오클라호마 농민 조오드 일가의 이야기다. 조오드 일가는 자작농을 하며 오클라호마에서 부유하게 살고 있다. 경제공황이 닥쳐 토지를 저당 잡고 은행에서 돈을 꾼다. 원금도 이자도 갚지 못하게 되자 땅이 은행의 소유로 넘어가고 은행의 소작인으로 전락한다. 은행 측에서는 소작인으로 타산이 맞지 않아 기계화 경영을 위해 소작인을 내몬다.
그 무렵 캘리포니아에서 높은 품삯으로 노동자를 구하고 있다는 전단이 나돌아 조오드 네는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려고 가산을 팔아 중고 트럭을 구입하여 동행하게 된 젊은 선교사 캐시를 포함하여 열세명의 가족이 캘리포니아로 떠난다. 가던 중 할아버지는 숨지고 할머니마저 캘리포니아 경계에 접어드는 순간 숨을 거두고 오는 길에 3남 노아는 행방불명된다. 도착한 캘리포니아는 낙원은커녕 실업자가 우글대고 각지에서 몰려 온 노동자들 생활은 말이 아니다. 속았다고 깨달았을 때 이미 늦었고 돌아갈래야 갈 곳 없는 신세가 된다.
선교사 캐시는 노동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떠나고, 전과로 복역중 가출옥 상태에서 서부에 온 장남 톰은 새 땅에서 마음잡고 새 삶을 살려고 애를 쓰지만 온 종일 일해야 1달러 밖에 못 받아 살수 없게 되자 마음이 평온할리 없다. 선교사 캐시는 노동자들 동맹파업의 지도자가 되어 활동하다 고용주의 앞잡이 폭력단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톰은 참았던 분노와 노여움이 폭발, 캐시를 죽인 폭력단원을 무참히 살해한다. 그리고 지하 로에 숨어 지낸다.
목화 따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가족들은 설상가상으로 자주 내리는 비로 그마저 어렵게 되고 전염병은 퍼지고 절도와 걸인이 늘어난다.
각주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생계가 어려워지자 경찰을 동원하여 특히 오클라호마에서 이주하여 온 농부들을 경멸하며 ‘오키’(okies) 돼지, 먹기만 좋아하는 ‘오키’ 라고 조롱하며 쫒아내려든다. 설상가상으로 쏟아져 내리는 비로 강물이 넘칠까봐 남자들이 둑에 가 일하는 사이에 딸 로자샤안이 차속에서 애를 낳았는데 사산(死産)이다.
강물이 넘쳐 차 속까지 들어오자 부모는 로자샤안을 창고로 옮긴다. 그런데 창고에 가보니 나이든 노동자가 굶어 죽어가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자 로자샤안은 늙은 노동자 곁에 누어 부풀어 오른 젖을 그에게 먹인다. 창백하던 로자샤안의 얼굴에 신비스런 미소가 가득하다.
어떻게 그런 멋진 마지막 장면을 생각해 냈을까? 그 의미는 무엇일까? 캘리포니아의 드림은 이루어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