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복 한류 이야기

2013-05-2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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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묵 워싱턴 문인회

아주 오래전 중학생 시절 춘원 이광수 소설 ‘마의태자(麻衣太子)’를 읽은 적이 있다 글의 대한 기억은 별로 없지만 신라 마지막 경순왕이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내줄 때 태자가 불복하고 세상을 등지며 베옷을 입고 방랑생활을 한 것으로 기억 된다.
당시 나는 추운 날씨에 풍찬노숙으로 지낼 때 솜으로 누빈 옷이라도 입지 왠 베옷이냐 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후에 생각해 보니 마의태자 시절이 400년이나 지나서 고려 말 공민왕 때에 문익점이 원나라에서 반출이 금지된 목화 씨를 붓 대롱에 넣어서 몰래 가지고 온 후 거의 200년이나 지나 조선조 연산군 때에야 이르러서 서민들에게 솜이 일반화 시작 됐다고 하니 비단 옷이 아니면 당연히 베옷 이외 입을 옷이 없었을 것이라 짐작 됐다
내가 왠 옷 소재 이야기를 늘어놓느냐 하면 요즈음 TV 드라마 ‘장옥정’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55세가 된 인조 왕에게 15세 나이로 남인 세력을 업고 계비가 된 양주 조씨 장렬왕후, 그리고 그의 오빠와 노비 사이에 난 후에 장희빈이 되는 장옥정, 효종과 현종의 왕비들의 장례에 상복을 몇년 입느냐를 놓고 벌이는 남인과 노론의 힘의 대결에 관심이 있고 어찌 글 한줄 써볼까 해서 TV를 열심히 보고 있다.
그런데 처음에 전개되는 스토리는 역사와는 너무도 다른 엉터리이었고, 입고 나오는 복식에 처음에는 무척 화가 났었다. 더구나 장옥정이를 요즈음 말로 패션 디자이너 정도로 나오기 시작 하는데 양반집 규수라면 남색 치마에 옥색 저고리, 그리고 아들을 두었으니 저고리 끝 등에 남색 띠, 또 남편이 살아 있으니 자주 색 옷고름 등의 기초적인 복식은 고사하고 일제시대 평양 기생들이 열광하던 꽃무늬 같은 문양이 나오는 옷감으로의 옷을 입고 나오는 모습에 혀를 내 둘렀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하며 볼수록 등장 여배우들의 자태가 아름답고 예뻐서이었을까. 그 엉터리 같은 의상이 보기 좋아지기 시작했고, 스스로 “뭐 싸이의 오빤 강남 스타일이 한국 것이었나?” 자문 하면서 이것 또한 한국 한복 한류로 발전시키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가 옛 궁궐이나 양반 집이란 무대에서 출연하는 그들의 복식을 한 장면 한 장면들을 눈주어 보자니 이제 패션스쿨 하면 세계적이라 하는 뉴욕의 파슨스, 뉴욕 주립대학의 패션 스쿨(FIT)의 졸업생들이 동경하며 입학하려고 애쓰는 예일대학 드라마 칼리지에서 무대 장치와 등장하는 배우들의 무대 옷 공부로 실력을 쌓아 무대 장치 예술, 또 출연자들의 복식 등으로 브로드웨이 극장들, 링컨 센터 같은 오페라 하우스, 더 나아가 영화 등에서 활동하며 이름을 떨치는 그들과 실력을 겨루어도 될 것 같고 한복 한류를 탄생 시킬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은 방미 시에 6번 무대에 섰다. 나대로 점수를 먹여 볼까?
뉴욕 동포간담회,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대담, 의회 연설이란 무대들에서 옷차림은 A학점, 미 경제인 만찬과 LA동포간담회에서는 B학점, 그리고 워싱턴 동포간담회에서의 옷차림은 C학점인 것 같다
하지만 한복 차림으로 무대에 선 대통령 모습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으로 인한 실추를 커버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하며 한복 한류의 도움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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