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워싱턴서 7월15-18일 북한 인권 집회
탈북자들과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매년 워싱턴 DC를 방문해온 KCC(미주한인교회연합)가 7월15일부터 18일까지 국회의사당 앞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올해는 KCC가 각 도시를 돌며 주최했던 통곡기도회를 나흘간의 일정에 포함시켜 ‘영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시민 캠페인이 될 것이라는 게 대표 간사인 손인식 목사(LA 베델교회·사진)의 예상. 워싱턴 지역 한인교계의 협조와 동참을 구하고자 1일 워싱턴을 방문한 손 목사는 5년 째로 접어든 워싱턴 DC 캠페인이 어떤 성과를 얻었는가 묻자 “탈북고아입양법안 통과 등 가시적인 것이 많았다”며 “남북의 상황이 과거 동서독이 통일될 당시와 너무 비슷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한인교회협의회(회장 김범수) 관계자 등과 이날 애난데일 소재 펠리스 식당에서 오찬을 가지며 KCC 운동을 브리핑한 손 목사는 “이제 이 캠페인이 일개 교회나 특정 지역의 사역이 아니라 미주 한인교회 모두가 내일처럼 나서야 하는 사명이 됐다”며 “워싱턴 지역 한인 자녀들을 인턴으로 많이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손 목사와의 인터뷰를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이병한 기자>
- KCC가 많은 일들을 한 것 같다. 어떤 성과들이 있었다고 보는가?탈북고아입양법안이 통과와 북한인권대사가 임명에 KCC의 활동이 영향을 주었다고 믿는다.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반대하는 촛불 시위를 전세계 50여개 도시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열었을 때 중국이 북송을 일시 중단했던 것은 우리의 목소리가 그들에게 들린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있다.
-올해 주최하는 KCC 캠페인은 어떤 다른 점이 있나?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 북한 선교 포럼을 열 계획이고 통곡기도회도 갖는다. 김석우 전 통일원차관, 박선영 전 국회의원, 탈북자 출신의 조명철 국회의원, 탤런트 정영숙, TV 드라마 ‘무신’ 등에서 인기를 끈 김설아, 정동제일감리교회의 송기성 목사,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대표 임창호 목사,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등 북한 인권 운동에 관여하고 있는 많은 인사들이 연설하고 기도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에서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로비하고 탈북자 인권 문제를 환기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기도하는 일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영적’이고 ‘사회적인’ 무브먼트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다.
행사는 워싱턴에서 열리나 뉴욕부터 플로리다, 서쪽으로 미드웨스트 지역 한인들의 힘을 이곳에서 규합하는 의미가 있다. 미 동부지역 목회자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고 저녁 기도 집회에는 워싱턴 한인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 기도해주길 바란다.
- 마음은 있어도 거리상의 문제로 참여가 힘든 목회자들이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여행 경비를 보조해줄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인 목회자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10년 전과 다르다.
- 2013년 워싱턴 DC 북한 인권 캠페인이 목표하는 것이 있다면?탈북고아입양법안이 통과됐으니 금년에는 중국 내 탈북자들이 난민 지위를 얻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을 위한 쉘터도 세워져야 한다. 지금까지 중국은 이 사안에 대해 매우 냉담했으나 국제 여론이 많이 달라져 희망적이다.
두 번 째 목표는 이번 북한선교포럼과 통곡기도회를 통해 미 동부지역 한인 목회자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단순히 모이는 정도가 아니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파워가 형성되길 기대한다. 지금까지 KCC 운동이 한 교회의 사역이라는 이미지가 없지 않았다. 그래서 해외한인 3,000 목사단이 결성됐다. 디아스포라 해외 한인, 그중에서도 교계 리더인 목회자들이 중심이 돼 캠페인을 전개하자는 뜻이다.
-한인 자녀들이 캠페인에 인턴으로 참여하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평가하나.
여러 가지 면에서 큰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직접 연방의원들을 찾아가 로비를 하면서 탈북자 인권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 것은 물론이지만 우선 본인들에게 좋은 영향을 줬다. 같은 민족의 참상에 눈을 떴다. 미국을 움직이는 의원들을 만나 당당하게 대화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기회를 가졌다. 청소년 인턴들은 KCC 캠페인을 통해 ‘코리안 아메리칸’과 ‘아메리칸’이라는 정체성에 자부심을 갖게 됐을 것으로 믿는다. 인턴 출신 학생들 가운데 다수가 대학 진학시 자신의 경험을 에세이로 제출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성 김 대사처럼 되고 싶다는 학생, 국제 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청년 등 생각지 못한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KCC 산하에 있던 2세 모임 ‘여리고 운동’이 이제 전면으로 나서서 북한인권운동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이미 2세인 샘 김 변호사가 2세들의 운동을 지휘하면서 전국 확산을 위한 브릿지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이 운동에 워싱턴 지역 한인 자녀들이 본격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 현재의 남북 강경 대치 상황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독일 통일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 그 때의 독일 주변 상황과 비슷하다. 소련의 개혁 개방에 앞장선 고르바쵸프가 등장했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등장, 소련 경제를 망하게 한 레이건 대통령의 정책, 독일의 헬무트 콜 수상의 역할 등은 모두 독일이 통일 되는데 영향을 끼친 요건들이었다. 거기에다 구 동독 라이프찌히의 니콜라이교회에서 일어난 기도 운동은 영적으로 큰 힘을 줬다.
북한의 김정은 집권, 중국의 새 지도자 시진핑의 중국 유익 우선 정책, 북한과의 관계에서 원칙을 강조하는 박근혜 대통령, 북한에 적대적인 아베 일본 수상,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등 현재의 국제 역학은 독일 통일에 도움을 줬던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고 본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타이밍’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남북한 통일을 위한 해외 한인들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정리하면.
한국의 운명은 우리 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화, 세계화의 시대이다. 이런 현실에서 해외에 나가 있는 ‘디아스포라’ 한인들은 남북 통일과 탈북자 구출이라는 퍼즐의 중요한 조각이다. 750만 해외 한인들이 뜻을 모으면 세계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 그 이전에 미주 한인들은 미국을 움직일 수 있다. 그러면 중국이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것은 북한 변화의 돌파구가 된다. 중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50년을 또 낭비할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