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른 교육, 바른 삶

2013-04-2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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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란 워싱턴 문인회

얼마 전 경남 창원에 있는 한 남자고등학교에서 자식의 체벌에 화가 난 한 부모가 자기 처남과 깡패 2명까지 동원, 학교에서 난동을 부렸는데 그들은 담임선생님을 꿇어앉게 하고 머리채를 잡아 흔들며 정강이를 걷어찼다는 것이다. 구타와 난동에 더해 자기 은행 계좌 번호까지 주면서 1천만원(부모와 아이의 정신적 피해 보상금 조로)을 입금 시키라 지시하며 협박까지 했다는 기막힌 얘기를 TV에서 보았다.
오래 전 외국에서 학위를 따고 대학에서 강의하던 한 교수의 얘기가 생각난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선생님의 교단이 우리 아버지 손으로 두 뼘도 되지 않았지만 우리에게는 그것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높아 보였으며 그래서 나도 언젠가 그곳에 한번 서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두 뼘의 교단을 올라서는데 꼬박 22년이 걸렸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했다. 예부터 제자들은 스승에 대한 존경심으로 그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 스승들은 우매하고 어린 정신을 인간의 참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일깨우고 바른 길로 가르치며 안내해 주는 바로 부모님 같은 분이라 하여 사부(師父)라고도 불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들려오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지나친 행동들은 우리를 눈살 찌푸리게 한다. 물론 지각이나 학업 태만 등에 지나친 체벌을 하는 선생님들의 태도는 시정돼야 마땅하다.
얼마 전 들은 포항의 한 마을이야기, 20년 전 쯤 서울의 초등학생들에게 어른들이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그들은 의사나 판사 아니면 엔지니어요 라고 대답할 때의 이야기다. 이곳 아이들의 대답은 여자 아이는 “다방 마담이 되고 싶어요", 남자 아이들은 “저는 유명한 깡패 두목이 되고 싶어요"라고 했다.
놀란 주민들은 이제는 더 이상 아이들을 방치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교사가 많이 부족한 그곳에서 위기 의식마저 느끼며 부모들이 모두 나서서 1일 교사를 자원하고 마을 어른들은 인성 교육부터 하자고 외치고 다녔다고 한다. 먼저 초등학교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 주민들이 학생 220명을 서로 나누어 맡아 인성교육에 나서 도움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시인은 문학을 가르치고 중국 식당 짜장면집 아저씨는 토요일 축구 교실을 열었다. 또 반에서 수업을 함께 도와주는 엄마 선생님, 그리고 주일이면 유적지를 함께 돌며 자세히 설명해 주는 아빠 선생님, 태권도를 반값에 가르쳐 주는 아빠 선생님, 그렇게 하다 보니 그들은 동네 어른들을 모두 선생님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아이들을 지켜주자고 걱정한 부모들 덕분에 말썽 많던 기초 미달생들이 밝은 성격에 좋은 성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며 예의 바른 아이들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부모님들이 항상 강조하던 인성(人性)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가 느껴진다.
물론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집에서 가르치는 인성교육이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는 것이 피부에 와 닿는다. 공부 잘 하고 명문대 가는 것보다 밝고 건강한 인성을 가진 ‘바른 시민’으로 교육시키는 것이 인생을 사는 데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이제 나도 나이가 든 탓일까, 새삼 ‘바른 교육, 바른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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