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마중
2013-04-21 (일) 12:00:00
구부러진 꽃길 따라 한데 엉켜져
매끄러운 꽃향기에 취해 가자니
내 몸도 느슨하게 함께 구부러져
발뒤꿈치 대신 코끝이 먼저 가고
산들어 마실 깊은 숨 들어 마신다.
노란 산새 울음에 놀라 잠깬 새싹
등 뒤에서 바삭거리는 개나리 꽃망울
연두색 병아리 입술로 벌어지면
절로 멈춰지는 나른한 내 발길에
가만히 따라오는 노란색 하품
가자! 봄 맞으러 산과 골짜기로
가자! 꽃 마중하러 들로 숲으로
발끝마다 묻어나는 나른한 잎들이
제살 깎아내며 번지는 석양아래
온통 노을 색으로 취해 온다.
날마다 짙어진 연초록 얼굴 맞대며
가려 주고 싶은 부드러운 햇살 속
스쳐 지나지 못한 한모금의 바람에
흰 구름 데리러 간 새소리는 안 오고
병아리 입술만 숲속가득 벌리고 있다.